효성家 형제 12년 만의 법정 대면…“피 토하는 심정으로 고소” [세상&]

조전 부사장 강요미수 혐의 공판
오는 28일 증인으로 재소환 예정


조현준(오른쪽) 효성그룹 회장과 조현문 전 효성그룹 부사장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 전 부사장의 강요미수 혐의 사건 공판에출석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혜원 기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법정에 출석해 동생인 조현문 전 부사장으로부터 강요 및 협박을 당했다며 강력한 처벌 의사를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이성열 판사는 21일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된 조 전 부사장과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대표에 대한 공판을 열고 조 회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증인으로 나온 조 회장은 선친인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 역시 생전에 동생을 깨우칠 유일한 방법은 고소·고발뿐이라는 뜻을 남겼다고 증언했다. 두 사람의 법정 만남은 지난 2014년 경영권 분쟁으로 촉발된 ‘효성 형제의 난’ 이후 약 12년 만이다.

조 전 부사장은 2013년 자신이 회사 성장의 주역이라는 내용의 보도자료 배포와 배우자 관련 루머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조 회장을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보도자료에는 ‘조 전 부사장이 중공업 부문 경쟁력을 높이는 등 회사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에 감사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부사장이 배우자 외도 루머의 배후로 조 회장 측을 의심해 갈등을 빚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 회장은 해당 보도자료 요구에 대해 “강압적 요구가 아니라면 자체적으로 낼 수 없는 허위 내용”이라며 루머 유포 의혹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박수환 전 뉴스커뮤니케이션 대표 등으로부터 ‘사과하지 않으면 서초동(검찰)에 갈 것’이라는 협박조의 경고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비상장 주식 고가 매각 의혹과 관련해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이 부모에게 ‘평생 감옥에서 썩게 하겠다’, ‘독사 같은 어머니 몸에서 태어나 후회스럽다’는 등 차마 입에 담기 힘든 언행을 했다고 폭로하며 “명백한 협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재판부에 처벌을 원한다는 뜻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아버지께서 현문이를 깨우치기 위한 유일한 길이 법적 대응이라 하셔서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고소했다”며 “더 이상 집안을 괴롭히지 말고 이제 제발 각자의 길을 가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반면 조 전 부사장 측은 해당 발언들이 경영 비리에 대한 단순 경고성 언급일 뿐 협박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이어진 반대신문에서 변호인단이 단순 경고가 아니었냐고 묻자, 조 회장은 “상식적으로 형제였던 사람이 형과 아버지를 상대로 그런 말을 하는데 어떻게 단순 경고로 받아들이겠느냐”며 강하게 맞섰다.

재판부는 오는 28일 조 회장에 대한 증인 신문을 한 차례 더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