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년 만에 첫 ‘리트 만점자’…치대생 “로스쿨 목표 아냐”

19일 2027학년도 법학적성시험 고사장이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성균관대학교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고사장을 나서고 있다. 지원자는 1만7184명으로 전년보다 9.8% 감소했으며 여성 비율은 55.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6.7.19 [연합]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로스쿨 진학을 위한 첫 관문인 법학적성시험(리트·LEET)이 2008년 처음 시행된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만점자가 나와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지난달 19일 치러진 2027학년도 리트에서 언어이해와 추리논증 두 영역 모두 만점을 받은 이진우(33)씨다.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에 재학 중인 이씨는 의외로 로스쿨 진학을 목표로 시험을 치른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설계한 공부법과 생활 관리 방식이 실제로 통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리트에 응시했다고 한다.

그는 법률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정립하고 실천해 온 뇌 인지 최적화와 생활 관리 체계가 특정 시험에 국한되지 않고, 고도의 사고력을 요구하는 다른 시험에서도 보편적으로 유효하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수능 국어에서 7등급을 받을 정도로 언어 영역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었다. 하지만 그는 2022년 스마트폰 없이 3주간 전국 일주를 하면서 결정적인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온종일 걷고 일행과 대화를 나누는 것이 일상의 전부인 완벽한 아날로그 환경에서 집중과 사고가 이전보다 훨씬 안정되는 변화를 느꼈다”며 “인간의 뇌는 외부 자극을 덜어내고 항상성을 회복할 때 잠재된 출력을 온전히 발휘한다는 것을 몸소 체감했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전자기기 사용을 줄이고 수면과 식단, 운동 등 생활 전반을 관리하는 자신만의 ‘인지 최적화 체계’를 만들었다. 이번 리트 준비에도 이 같은 원칙을 적용했다.

리트 공부는 하루 1~2시간 내외로 했다. 핵심은 최근 10개년 기출문제를 반복하며 출제진의 논리 구조를 체화하는 것이었다. 그는 “시험을 앞둔 7월부터는 전업 수험생의 리듬으로 전환했다”며 “치대 예과 학업은 방해가 되기보다, 오히려 집중의 밀도를 높이는 좋은 규율이 되어 줬다”고 말했다.

이씨는 공부법을 더하는 것보다 방해 요소부터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먼저 꼽은 것은 전자기기 스크린과 정제 탄수화물 섭취였다. 그는 “이 두 가지를 덜어내면 2주 안에도 집중 유지 시간과 사고의 명료함이 개선되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트가 흔히 타고난 지능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여겨지지만, 고득점을 위해서는 선천적인 능력뿐 아니라 독해·추론 능력과 신체·인지 상태를 관리가 함께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선천적 능력과 직접적인 리트 훈련, 장기간 축적된 독해·추론 체계가 각각 20%를 차지하고, 나머지 40%는 수면·식단·운동·스트레스 관리와 외부 자극 통제 등 ‘신체 및 인지 최적화’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수험가에서 말하는 ‘리트 신수설’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선천적인 차이는 존재하지만 이를 과도하게 해석해 자신의 한계를 단정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면 새로운 교재와 강의를 계속 추가하기보다 먼저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외부 자극과 생활의 비효율부터 걷어내야 한다”며 “두뇌의 기본 상태를 최적화할 때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