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 5~6명 안팎 알려진 가운데 중앙정부 출신·전직 경제청장 과거 전력 도마 위
전직 청장 출신, 뇌물수수 유죄·해임 전력… 퇴임 후 형지 계열사 임원 경력도 검증 대상
중앙정부 고위간부, ‘상하이 스캔들’ 관련자 알려져… 징계·법원 판단 등 검증 불가피
“능력만 볼 것인가, 시민 신뢰, 도덕성 윤리까지 볼 것인가”
박찬대 시장, 인사검증 시험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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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경제자유구역청 |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8개월째 공석인 차기 인천경제자유구역청장 인선이 본격적인 후보 검증 국면에 들어가면서 지원자들의 과거 공직윤리 문제가 최대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제9대 인천경제청장 공모에는 복수의 인사가 지원한 가운데 현재 5~6명 안팎이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들 지원자 가운데 중앙정부 소속 고위간부와 전직 경제청장 출신이라는 두 지원자 모두 과거 공직생활 과정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이번 경제청장 인선은 단순히 ‘누가 인천경제청을 잘 이끌 수 있느냐’를 넘어 ‘누가 시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민선 9기 박찬대 인천시정부와 함께 갈 수 있느냐’를 판단하는 인사검증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지난 14일 마감된 차기 인천경제청장 공모에는 현재 5~6명 안팎의 지원자가 참여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는 9월 중 제9대 인천경제청장이 발표될 예정이다.
인천경제청장은 송도·영종·청라 경제자유구역의 투자유치와 개발계획을 총괄하는 개방형 1급 자리다.
특히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IFEZ)은 외국인직접투자 부진과 송도 6·8공구 개발,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확대, 글로벌 바이오 특화단지, 신규 국제학교, K-콘텐츠 관련 사업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올해 상반기 FDI는 5480만 달러로 연간 목표액 6억 달러의 약 10% 수준에 그쳤다.
뇌물수수 전력 있는 전직 경제청장 출신 지원
그런데 지원자들 가운데 전직 경제청장 출신 지원자는 감사원 출신으로 2010년부터 약 5년간 제3대 인천경제청장을 지낸 인물이다.
재임 기간 외국인직접투자 75억 달러 이상을 유치한 것으로 평가받는 등 경제청 업무 경험과 인천 현안에 대한 이해도는 다른 후보에 비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직 청장 지원자에게는 지워지지 않는 공직윤리 문제가 있다.
그는 경제청장 재직 당시 개발사업 관계자로부터 고급 양복 등을 받고 별도의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현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법원에서 뇌물수수 혐의가 인정돼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벌금형 등을 선고받았고 인천시 징계위원회에서 해임됐다.
당시 검찰은 개발사업 인허가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경제청장에게 사업 관계자가 금품을 제공한 사건으로 판단했다.
따라서 전직 청장 지원자의 경우 이번 공모에서 ‘업무능력과 경험’이라는 강점과 ‘공직 신뢰를 훼손한 전력’이라는 치명적인 약점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특히 경제청장이라는 자리가 각종 개발사업과 토지, 인허가, 투자유치 과정에서 민간사업자와 직접 이해관계를 형성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과거 금품수수로 해임된 인사를 다시 같은 자리에 앉히는 것이 적절한지를 두고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퇴임 후 형지 계열사 임원 경력도 검증 대상
전직 경제청장 지원자의 경우 또 하나의 검증 대상이 있다. 경제청장 재임 당시 패션그룹형지의 인천 송도 진출사업을 추진했던 그는 퇴임 이후 형지 계열사인 형지엘리트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했다.
경제청장 재임 당시 민간기업의 송도 진출을 행정적으로 지원했던 인사가 퇴직 후 해당 기업 계열사의 임원으로 자리를 옮긴 만큼, 당시 업무와 퇴직 이후 취업 사이에 이해충돌 소지가 없었는지 역시 인사검증 과정에서 짚어야 할 대목이다.
물론 이 같은 경력만으로 부정한 거래가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경제청장이 민간사업자와 각종 개발사업을 협의하는 자리인 만큼 퇴직 후 취업과 과거 담당업무의 관계를 시민들에게 명확하게 설명할 책임은 남는다.
중앙정부 고위간부 지원자도 ‘상하이 스캔들’ 검증 불가피
또 중앙정부 소속 고위간부 지원자도 행정고시 출신으로 전력·자원정책과 통상 분야를 두루 거쳤다.
지난 2022년 통상협력국장을 지내면서 중국·일본·아세안 국가와의 통상협력 및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관련 업무를 맡았고 지난 2월부터 자원산업정책관을 맡고 있다. 중앙정부와의 협상 및 산업정책 전문성은 그의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그에게도 과거 공직생활 과정에서 발생한 일명 ‘상하이 스캔들’ 관련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검증이 불가피해졌다.
지난 2011년 발생한 ‘상하이 스캔들’은 상하이 주재 한국 총영사관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처신과 공관 기강 해이, 개인정보 및 자료 관리 등을 둘러싸고 정부 합동조사와 징계로 이어진 사건이다. 당시 여러 공관 관계자들이 징계 대상에 올랐다.
특히 관련자에 대한 법원 판단에서는 부적절한 관계 등 일부 징계사유가 인정되면서도 당시 내려진 징계의 수위가 과도한지 여부가 별도로 판단된 사례도 있다.
따라서 고위간부 지원자의 경우에도 당시 사건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사실로 인정됐고 어떤 징계가 내려졌으며 이후 공직생활에서 어떻게 평가됐는지를 분명하게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누가 일을 잘하느냐’보다 ‘누가 시민의 신뢰를 얻느냐’
이번 인선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대목이다. 경제청장에게는 중앙정부를 움직이는 능력도 필요하고 개발사업을 조정할 행정력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청렴성과 공직에 대한 신뢰다.
경제청장은 수조원 규모의 개발사업과 민간투자 유치를 조정하면서 토지 공급과 인허가, 사업계획 변경 등에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따라서 경제청장의 과거 행적에 대한 논란이 임명 이후에도 계속된다면, 실제 업무와 관계없이 민간사업자와의 협상이나 행정 결정 때마다 공정성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민선 9기 박찬대 인천시정부가 출범하면서 새로운 시정의 출발점에서 공정성과 투명한 인사검증을 강조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이번 인선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박찬대 시장, ‘능력’과 ‘신뢰’ 모두 잡을 수 있나
이번 경제청장 인선은 두 인물 모두 과거 전력에 대한 검증이라는 부담을 안고 있다.
박찬대 시장이 최종 후보자를 선택할 때는 단순히 중앙정부와의 인맥이나 과거 경제청장 경력만 볼 것이 아니다.
바로 ▷공직윤리 ▷청렴성 ▷이해충돌 가능성 ▷대형 개발사업 추진 능력 ▷중앙정부 협상력 ▷민간투자 유치 실적 ▷시민사회와의 소통 능력 ▷민선 9기 시정철학과의 정합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앞서 지역 시민단체들도 차기 경제청장에 대해 경제자유구역의 침체와 난맥상을 풀고 개발과 투자유치에 속도를 낼 적임자를 선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8개월 공백’보다 더 중요한 것은 ‘누구를 앉히느냐’
인천경제청은 지난해 12월 윤원석 전 청장이 물러난 뒤 8개월이라는 장기간 청장 공백 상태를 이어왔다.
민선 8기에서 유병윤 전 인천글로벌캠퍼스운영재단 대표가 임용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산업통상부와의 협의가 장기화된 끝에 본인이 임용을 포기하면서 재공모에 들어갔다.
이제 박찬대 시장에게 남은 과제는 단순히 ‘8개월 공백을 끝내는 것’이 아니다. 공백을 서둘러 메우려다 또 다른 인사 논란을 초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특히 민선 9기 인천시정부가 앞으로 추진해야 할 강화남단 경제자유구역 지정, 송도 6·8공구 개발, 바이오 특화단지, 영종·청라 개발, 외국인 투자유치 등은 어느 하나 가볍게 볼 수 없는 사업들이다.
결국 차기 경제청장은 박 시장의 정책을 단순히 집행하는 사람이 아니라, 인천의 미래사업을 함께 설계하고 중앙정부와 민간을 설득하며 시민에게 그 과정을 설명해야 하는 핵심 파트너다.
때문에 지역사회에서는 이번 공모를 두고 “누가 지원했느냐보다 박찬대 시장이 어떤 기준으로 검증하고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여론, 도덕성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 저버린 행태 비난
지역 정치권과 사회에서는 이를 두고 ‘공직자의 도덕성에 대한 최소한의 염치도 저버린 행태’, ‘인천 시민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지역의 한 정치인은 “당시 총리실이 합동조사를 통해 산업스파이 사건은 아니라고 밝혔지만,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인물이 어떻게 경제청장이 될 수 있느냐”고 말했다.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도적적으로 흠집 있는 지원자들이 경제청장에 임용될 경우 산적한 문제 해결을 위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며 “인사권자인 박 시장은 냉철히 검증해야 한다”고 겅조했다.
그러면서 “새롭게 출범한 민선 9기 시정부 체제가 추구해야 할 공정하고 투명한 인사 검증의 잣대를 완전히 무력화하는 부적격 인사의 재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공직자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은 현재 외국인직접투자 실적이 목표치의 10% 수준에 불과하고 막중한 현안이 산적해 있어 어느 때보다 강력한 리더십과 ‘시민의 신뢰’가 절실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과거 공적 신뢰를 저버린 인물들이 인천 경제의 사령탑을 넘보는 것은 어불설설”이라고 지적했다.
내달 발표를 앞둔 경제청장 공모가 본격적인 검증 절차에 들어간 가운데 과거 논란을 안고 있는 지원자들이 박찬대 시정부와 함께 인천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을지, 아니면 새로운 인물에게 기회를 줄지 인천시의 최종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