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눈에 읽는 신간

신간


▶괴물의 탄생(수레카 데이비스 지음·이영아 옮김, 현암사)=프랑켄슈타인, 늑대인간, 켄타우로스, 좀비…. 괴물 하면 의례 떠오르는 것들은 인간이 아닌 것, 혹은 정상에서 벗어난 것이나 두려운 것을 뜻한다. 이에 괴물의 존재는 역설적으로 인간과 정상의 범주 등과 같은 인간의 인식을 확인시키기도 한다. 역사학자인 저자는 인류가 그간 경계에 있는 존재들을 괴물로 정의하면서 우리와 그들을 구분하고, 자신이 괴물이 아닌 정상이라는 데 안심했다고 주장한다. 이같은 타자화와 낙인찍기는 실재하는 다른 사람들을 비인간화하는 방식으로 나타났다. 다모증을 앓은 아프리카 소녀를 동물원에 집어넣고, 백반증이 있는 소년을 박람회에 전시하는 등 인류는 괴물을 혐오하고 배척하면서도 동시에 격한 흥미를 갖고 끊임없이 소비했다. 저자는 15~19세기 인류학과 제국주의, 수집의 역사를 깊게 파고들면서 “괴물이란 결국 타자를 향한 두려움의 반영이자 인간의 또 다른 면을 비추는 거울”이라고 주장한다. 이어 묻는다. 우리가 그토록 견고하게 세웠던 ‘인간’의 기준은 과연 정당한가?

신간


▶세상을 읽는 생각의 지도(정광훈 지음, 미다스북스)=챗GPT 창을 띄워놓고 멍하니 ‘대체 무슨 질문을 해야 하지?’ 고민해 본 적이 있는가. 뉴스는 넘쳐나고, 인공지능(AI)은 무엇이든 답해 주는 시대다. 그러나 정보가 많아질수록 무엇을 믿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는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저자는 이같은 AI 시대에 필요한 ‘생각하는 방법’을 알려 주고자 심리, 철학, 정치, 경제, 과학기술, 국제정세의 주요 개념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며, 복잡한 세상을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사고의 틀을 제시한다. 저자는 “세상을 이해하는 핵심은 더 많은 정보를 아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연결하고 질문하는 능력에 있다”고 말하며 ▷범주화 ▷좋은 질문 ▷본질 파악 ▷지식 연결 등 네 가지 사고 도구를 통해 독자 스스로 생각의 지도를 확장하도록 이끈다. 저자는 또 ‘보이지 않는 고릴라 실험’, ‘확증 편향’, ‘게임 이론’, ‘AI와 노동’, ‘기후 위기’, ‘미·중 패권 경쟁’ 등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다양한 이슈를 질문 중심으로 풀어낸다. 개별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서로 다른 개념과 쟁점을 연결해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는 힘을 기르도록 돕는다.


▶서성이다(장강명 지음, 현대문학)=“사람들을 진정으로 묶어주는 것은 고통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내가 어느 날 갑자기 쓰러졌다. 독감인 줄 알았지만, 검사 결과는 뇌종양(신경교종)이었다. 생사의 기로에 선 아내를 마주한 남편은 왜 진작 알아차리지 못했는지 후회한다. 병의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아내를 다그치고 몰아붙인 지난 세월 때문인지 자책한다. 정신적 고통만으로도 버거운 그는 하루 20분만 허용되는 면회, 담당 교수와의 면담, 장모, 처제와의 소통부터 이사 잔금, 대출, 아내 명의 통장의 비밀번호 알아내기 등 현실적 문제를 감당해야 한다. 서류를 찾던 중 아내가 묵묵히 감당해 온 방대한 업무와 생활 원칙을 적은 노트를 발견한 남편은 지금까지 사랑하는 사람의 삶을 제대로 알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저 서성이며 뒤늦게 미안하다는 고백과 절절한 사랑을 전한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점에서 이야기는 더욱 절박하게 다가온다. ‘부조리’한 아픔을 겪고 있는 이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기원하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