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전월세 부담 낮춘다” ‘안심신탁’ 본격화

국토부, 참여 희망 임대인·임차인 대상 공모
전세보증금 예치받아 운용 예정
임대인에 연 4%대 수익 월별 제공


임차인에겐 주거부담을 낮춰주고 임대인에겐 월세 연체 부담을 없애주는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가 본격 막을 올린다. 서울 은평구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빌라 매물표.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소민호 기자] 임차인에겐 주거부담을 낮춰주고 임대인에겐 월세 연체 부담을 없애주는 ‘전월세 안심신탁’ 제도가 본격화한다. 전월세 안정화기구가 전세보증금을 예치받아 이를 투자 운용해 임대인에게 월별 운용수익을 제공하는 제도인데, 임차인으로선 월세보다 부담이 적은 전세로 거주하면서도 보증금 사기 위험에서 벗어나는 효과가 기대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해 9월부터 참여자를 모집, 연내 계약체결한다는 계획이다.

국토교통부는 ‘8·13 주택 신속공급 방안’의 후속조치 일환으로 새로운 개념의 주거지원사업인 전월세 안심신탁을 추진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제도는 안정화기구와 임대인, 임차인이 3자간 전월세 계약을 체결한 후 임차인이 전세금을 기구에 예치하면, 기구가 전세금을 보증부 PF대출 등에 투자 운용해 연 4%대의 수익을 창출하고 임대인에게 전세금 운용수익으로 월 단위 제공하도록 설계돼 있다. HUG가 전세금 예치, 운용, 반환, 임대 및 임차인 모집 등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안심신탁은 모든 임대차 계약을 대상으로 한 의무적 가입이 아닌 3자 간 계약을 맺을 경우에 한한다.

국토부는 전세 보증금을 안심신탁할 경우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혜택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임대인은 전세금 운용수익을 월세 형태로 안정적으로 수취할 수 있다. 월세 연체 걱정을 덜 수 있다는 얘기다. 월세 수익은 서울 연립·다세대 전월세전환율 4.7%(5월 기준)보다는 낮은 4.35% 수준으로 계획돼 있다. 임차인이 계약 종료 이전 급작스럽게 퇴거하게 될 경우 공실 리스크도 최소화할 수 있다. 보증금을 안정화기구에서 내주더라도 계약기간까지는 월세 수익을 지급받도록 했다.

등록 임대사업자인 경우 임대보증금반환보증 가입의무가 면제돼 보증료 부담(0.23~0.27%)이 줄어든다.

임대인의 소득에 대해서는 세제지원도 추진한다. 재정경제부와 협의가 완료된 사안이다.

또 사업에 참여하는 임대인이 서울 등 규제지역에서 지방으로 이주할 경우 주택연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월세 안심신탁의 월세 수입(연 4%대) 외에 추가로 주택연금 수령(연 1~3%)도 가능하다. 베이비부머가 소유 및 거주 중인 주택을 전세물량으로 전환하면서도 이들의 지방 이전을 촉진하고 노후소득까지 확보할 수 있도록 하는 효과를 두루 발휘하게 된다.

임차인으로서는 비싼 월세 대신 저렴한 전세로 거주 가능하며 보증금은 안정화기구에서 안전하게 관리되는 효과가 있다. 이로 인해 별도의 전세금반환보증, 전세대출보증 가입이 불필요해 보증료 부담을 덜 수 있다.

소득 등 지원요건을 충족할 경우 주택기금 전세자금대출(버팀목) 또는 시중은행 대출을 활용해 전세금 목돈을 마련할 수 있다. 시중 전월세전환율 5~6%보다 전세대출금리(3~4%)가 낮기도 하다.


이에 연립·다세대 3억원짜리의 전세보증금이 2억원이고, 월세 전환 시 보증금 1000만원에 74만원이라고 가정할 경우 임차인은 월 20만원 정도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매월 74만원을 지출해야 하지만, 안심신탁에 가입할 경우 월세 대신 전세로 거주하면서 보증금의 최대 80%인 1억6000만원을 대출로 조달 가능하며, 이자 비용은 월 53만원(5월 신규취급 전세자금대출 평균금리 3.97%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추가로 전세금반환보증과 전세대출보증 가입을 하지 않음으로써 연간 보증료 34만원을 아낄 수도 있다.

임대인은 안심신탁 참여 시 연체와 공실 관리에 대한 부담 없이 매월 73만원의 약정수익(수익률 4.35% 기준)을 받게 되고, 임대사업자라면 임대보증금보증 수수료 연간 30만원을 지출하지 않아도 된다. 지방으로 이전하는 임대인이라면 주택연금으로 매월 47만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다.

국토부는 주택 유형에 제한을 두지 않고 일반 임대인과 임차인을 대상으로 별도 공모를 통해 안심신탁 지원자를 모집할 계획이다. 임대인이 참여 신청 후 안정화 기구가 임차인 모집을 도와주는 방식, 임대인과 임차인이 미리 전세금 수준을 협의한 후 사업 참여를 신청하는 방식이 병행된다. LH 매입임대주택 일부도 500호 규모로 시범공급한다.

시세 20억원 이하 주택을 대상으로 우선 시행하며 시세 대비 전세금 규모가 과도한지, 위반 건축물인지 여부 등 기본 검증을 진행해 선정하게 된다.

앞으로 안정화 기구는 전세금 등을 기반으로 주택공급활성화펀드를 조성하게 되며 10월까지 운용사를 선정하고, 11~12월엔 투자자를 모집하고 펀드 등록해 입주시점부터 운용을 개시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추진 절차와 약정서 내용, 월세수익률 등은 9월 말 사업공고 때 공개된다.

국토부는 전세사기 집단 발생 이후 전세기피 현상, 저금리로 인한 임대인의 월세 선호 등으로 전세의 월세화가 빠르게 진행돼 청년 등 주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주거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면서 안심신탁은 전세와 월세의 장점을 모두 가질 수 있고 리스크는 해소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임대차 계약이라고 설명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은 “앞으로 전월세 안정화 기구를 통해 임차인은 전세금 반환 위험을, 임대인은 월세 연체 부담을 내려놓고 임대차계약을 맺울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구상한 방식은 물론 임대차시장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계약방식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