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부지도 오염정화 등 착공 지연 요소 산적
본체 부지는 10년 이상 걸릴 수…속도전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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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김희량·윤성현 기자] 정부가 대규모 주택 공급지로 용산공원 내 부지 활용을 검토한다고 밝혔지만, 부지의 특수성으로 인해 실입주까지 적어도 10년 가까이 걸리는 장기 사업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현재 용산 어린이 정원을 비롯한 용산 공원, 국제업무지구, 캠프킴, 미군 수송부 부지 등 4곳에 대규모의 주택 공급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서울시와 주택 공급 규모 등에 대해 의견 일치를 보고 있는 곳은 캠프킴이 유리한데, 2020년 반환 이후 아직도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용산공원특별법 상 ‘주변 산재부지’에 해당하는 용산 캠프킴은 미군의 반환(2020년 12월) 이후 오염정화 작업이 아직 진행 중이다. 작업 과정에서 문화재가 나와 1년여간 사업이 지연됐고 정부는 이르면 반환 후 9년이 지난 2029년에나 착공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생활 인프라에 해당하는 캠프킴 주변 지하수의 경우, 오염도가 여전히 기준을 초과한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캠프킴 지하수 오염도는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46.1㎎/L로 정화기준(1.5 이하)의 31배 수준이다. 서울시는 녹사평역과 캠프킴 일대 지하수를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약117억원을 들여 정화했지만 여전히 ‘진행형’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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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물며 본체부지의 주택공급은 용산공원특별법상 금지돼 있다. 부지 반환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상태라는 점도 빠른 속도를 막는 걸림돌이다. 미군이 부지를 반환해도 오염 정화(2~3년), 특별법 개정, 도시계획 및 인허가(1년 내외), 착공~건설(3년 이상), 입주까지는 최소 10년은 걸린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주택공급을 위한 개발이 시작되면 예상치 못한 사업 지연이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하준경 수석은 19일 TV조선 ‘뉴스 퍼레이드’에 나와 “(용산어린이정원 등) 밑의 땅들은 많이 오염돼 있고 주택(공급지)으로 쓴다고 하면은 그 땅을 이제 파야 한다”면서 “흙을 딴 곳으로 반출을 해 정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역으로 해석하면 작업에 들어가야 구체적인 오염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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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산어린이정원 인근 한 중개업소에 걸려 있는 용산 개발안내도. 지도 중앙 용산공원 부지가 눈에 띈다. 윤승현 기자 |
정부가 이미 반환된 부지에만 주택을 짓는 ‘우회로’를 선택해도 지자체, 주민 반대와 국민 설득은 단기간 해결이 어렵다. 김 장관의 말대로 총 300만㎡에 달하는 전체 용산부지 중 녹지 기능이 없는 지역이 존재한다.
하지만 현재 녹지가 아닐 뿐 녹지로 이용될 수 있는 곳들이다. 군인아파트, 옛 방사청 부지와 같은 편입 부지는 2021년 국토부 종합기본계획 변경계획에서 남산과 용산공원을 잇는 녹지 축이자 생태공간으로 구상됐기 때문이다. 또 임시개방된 장교숙소는 현재 시민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이용되고 있어 기능이 바뀌면 해당 시설은 사라지게 된다.
민주당은 용산공원 주택 공급 안건에 대해 당 차원의 여론조사를 추진하겠다고 했지만 이미 용산구민들은 강력한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정부 발표에 항의하는 근조화환을 어린이정원에 설치했을 뿐만 아니라 19일에는 인근 희망공원에 500여명이 집결해 공원 부지 주택 개발 계획을 철회하라는 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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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인아파트 등 부지 위치. [2021년 국토부 종합기본계획 변경계획] |
용산공원의 경우 서울의 최대 녹지 공간이면서 ‘국가공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국민적 반발로 사태가 커질 수 있다. 공공주택이라도 조망권과 공원 생활권을 사유화하는 ‘로또 공급’이라는 논란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언급한 옛 방위사업청과 군인아파트 부지는 공원에서 가장 높은 지역으로 용산공원 전체 조망이 가능한 입지로 손꼽힌다. 국민 모두를 위한 국가공원의 조망을 특정 지역의 일부 입주자가 독점하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공공성 논란이 일 수 있다.
공급의 실효성에도 의문부호가 붙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지면적이 약35만㎡인 초대형단지인 송파구 헬리오시티(약1만가구) 규모 2개 들어간다고 가정해도 그게 서울의 장기간 주택시장의 안정으로 이어진다고 보기엔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청년주택을 대량 공급하면 용산의 소형 평수는 일부 영향을 받겠지만 선호도 높은 중소형 면적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며 “가격안정이 아닌 남는 것 집밖에 없는 결과가 우려된다”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공급의 속도와 물량을 고려해 기본 정비사업지나 3기 신도시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겸임교수는 “현재 녹지 기능이 없는 부지라도 모두 공원 조성에 이용되기로 예정된 곳”이라며 “원칙을 어기고, 이미 주택공급 절차가 진행 중인 사업지들을 두고 사업기간을 확정하기 어려운 부지를 새롭게 끌어들이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차라리 용산 국방부를 이전해 그 땅을 매각하면 토지매각자금이 18조원에 달해 외곽에 9만호를 지을 수 있는 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이 물량과 속도를 잡는 선택인지를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