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안목의 기발한 안목..자판기→바리스타 메카→커피식물원 까지[함영훈의 멋·맛·쉼]

세계에서 보기 드문 커피식물원 20일 오픈


강릉이 커피식물원까지 만들어 20일 오픈했다.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커피자판기 몇 대가 바닷바람을 직격으로 맞으면서도 듬직하게 서 있던 곳, 안목커피거리를 가진 강릉시에 커피의 역사와 생태, 문화가 어우러진 새로운 관광·휴식 명소인 ‘강릉 커피식물원’ 까지 문을 열었다.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커피 전문 식물원이자, 인문학 휴게실이다.

30여년 전만 해도, 고단한 고기잡이를 마친 어부들의 가벼운 휴식을 위해 안목 포구에 커피자판기 5~6대가 설치돼 있었고, 어부들은 달고 뜨거운 한 모금 커피를 종이컵으로 들이키며 피로를 잊었다.

경포는 북적거리니 남쪽으로 조금 걷다가 우연히 만나는 안목은 호젓한 해변 산책을 원하는 여행객들에게 정겨운 여행지였다.

그리고 그곳에 서있던, 오래된 커피자판기와 조우한다. 관광객들이 이 자판기의 달콤한 커피를 즐기기 시작하면서 ‘안목 커피’라는 조어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멀쩡한 커피자판기가 동네에 있어도 강릉의 청춘들, 입소문을 들은 외지의 청춘들은 굳이 안목 자판기를 찾는다. 바람불어 좋은날도, 울적한 날도, 연인끼리 아무말없이 걷고 싶은 때에도 안목과 커피자판기가 함께 했다.

강릉 안목커피거리 앞 바다


‘안목 커피’는 자판기 믹스커피이지만 어느새 하나의 감성 브랜드가 된다. 깨어있는 바리스타의 안목은 이 서정 가득한 브랜드를 놓치지 않았다.

대한민국 바리스타 1세대가 안목에 터잡으면서, 자판기 명소는 일약 고급 커피를 마실수 있는 곳이라는 이미지로 탈바꿈한다.

매력 많은 강릉은 커피도시라는 닉네임도 얻었다. 급기야, 2026년 8월 20일 커피식물원까지 생긴 과정을 보면, 강릉형 상상력의 확장 능력이 놀랍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이러다 한국이 어려울 때 강원도를 중심으로 목숨 바쳐 도왔던 에티오피아 농가를 위한, 아라비카 바리스타들의 커피촌 까지 생기는 것 아닐까 싶다.

페광이 동굴이라는 이유로 와이너리를 넣고, 반지의 제왕 용까지 만들어 넣어 대박을 낸 광명동굴 상상력의 확장성을 뛰어넘는다. 강릉 안목의 안목은 이제 필연이라 정의할 만 하다.

이번 ‘강릉 커피식물원’ 건립은 안인화력 1, 2호기 발전소주변지역 특별지원 사업 중 ‘대동1리 스마트 커피관광농원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사업 초기 단계부터 추진 과정 전반에 걸쳐 대동1리 한정호 이장을 비롯한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조가 더해지며 결실을 보게 됐다.

20일 오픈한 강릉 커피식물원 내부


새롭게 조성된 강릉 커피식물원은 단순히 커피나무를 전시하는 공간을 넘어 커피 식물의 생태 교육과 환경 체험, 관광과 휴식이 함께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는 자연 속에서 여유를 즐길 수 있는 휴식 공간을, 아이들에게는 커피식물과 자연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생태 체험 학습의 장을 제공한다. 또한 관광객들에게는 강릉만의 차별화된 커피 문화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강릉시는 20일 오전 강릉시 강동면 대동1리 원장봉길 47-5 일원에서 김만호 강릉시 부시장, 박호균 강원특별자치도의원, 신보금·함은선 강릉시의원, 조원균 강릉에코파워 사장, 정동진 영동에코발전본부장 등 주요 인사와 지역 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릉 커피식물원 준공식’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김 부시장은 “강릉 커피식물원이 커피산업과 문화관광이 함께 도약하는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커피도시로서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자연과 문화가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한 관광도시를 만들어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