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비싼 뉴욕도 센트럴파크엔 아파트 안 짓는다”…용산 주민 200명 집결

1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서울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지역 주민 수백명이 모여 계획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9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은 이날 서울 용산동 한마음어린이공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용산공원을 주택 부지가 아닌 국가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장에는 주민 200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경찰은 비공식 추산했다.

주민들은 ‘공원에 무슨 아파트냐, 숨막힌다’, ‘용산공원만은 실패’, ‘한 번 사라진 녹지는 다시 만들 수 없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주택 공급 검토 방침에 반대했다.

주민모임은 “주택 공급이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국가공원의 원칙과 가치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며 “용산공원은 우리 세대만의 것이 아니라 아이들에게 남겨줄 소중한 녹색공간이자 대한민국의 미래 자산”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용산공원을 주택공급 대상으로 검토하는 계획을 철회하고 온전한 국가공원 조성이라는 원칙을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19일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앞에서 용산공원지키기 주민모임 관계자들이 ‘용산어린이정원 사수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


도심 내 주택 공급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용산공원 개발보다는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용산구 이촌동 주민 명영호 씨는 “도심 내 주택난 해소의 진짜 답안지는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와 속도감 있는 정비사업 추진에 있다”며 “미래 세대 몫으로 남겨둔 녹지공간을 허물어 숫자를 채우려는 것은 치명적인 착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용산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과 김경대 용산구청장 등도 참석했다.

권 의원은 “뉴욕도 집값이 비싸지만 센트럴파크를 없애고 아파트 짓자는 이야기가 나오지는 않는다”며 “서울의 센트럴파크인 용산공원을 없애고 아파트를 짓겠다고 하는데, 재개발·재건축 부지를 활용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여당은 용산공원 일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용산공원 전체의 녹지를 밀고 주택을 짓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며 공원 기능을 상실한 부지를 중심으로 청년주택을 공급하는 방안 등을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