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이 선크림·향수?…‘자본주의 날라리풍’ 검열에 평양 대학가 긴장

총련조선대학교 졸업학년 학생 조국방문단이 지난 9일 평양 만수대언덕의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동상을 찾아 참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2026.6.10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연합]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최근 평양 시내 주요 대학가에서 학생들의 옷차림과 두발, 개인 소지품 등에 대한 조선노동당 측의 검열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한국 드라마 속 안경테나 화장법을 흉내내거나 남학생이 선크림을 바르거나 향수를 뿌리는 행위 등을 ‘자본주의 날라리풍’으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하고 있다고 한다.

19일 데일리NK 보도에 따르면 현재 평양 시내 대학 곳곳에서 북한 조선노동당 소속 사회주의애국청년동맹(청년동맹) 규찰대가 상시 배치돼 지나가는 학생들의 복장과 소지품을 검열하고 있다고 평양 소식통이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8일 평양건축대학, 평양외국어대학, 장철구평양상업대학 등 각 대학에 이달 중순부터 약 한 달간 학생들의 복장을 집중 검열할 것이라는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지시가 내려왔다.

이후 각 대학 청년동맹 위원회가 방학 중인 학생들을 긴급 소집해 검열의 내용과 주의 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소식통은 “학생들의 복장과 머리 모양뿐만 아니라 화장품 사용 여부와 안경테 형태까지 세세히 살펴본다고 했다”며 “가방 안에 있는 소지품은 물론 손전화(휴대전화)에 저장된 자료도 불시에 검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최근 일부 학생들 사이에선 한국 영화나 드라마에서 볼 법한 화장법을 흉내 내거나 비슷한 형태의 안경테를 착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특히 청년동맹은 남학생이 피부 관리를 위해 선크림을 바르거나 향수를 쓰는 것을 ‘자본주의 날라리풍’에 물든 비사회주의적 현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안경테와 얼굴에 바른 크림까지 문제 삼으니 대학 분위기가 살얼음판”이라며 “학생들은 무엇이 비사회주의로 지적될지 몰라 꼬투리를 잡히지 않으려고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