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게트가 최악이라고?” 빵 종류별 혈당지수 살펴보니… [식탐]

저혈당 트렌드로 통곡물빵 성장세
통곡물 함량과 제조법 따라 GI 달라
바게트 [123RF]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건강한 빵을 고르는 소비자 기준이 달라지고 있다. 열량을 넘어 ‘저당’ 제품을 따지는 경우도 많아졌다.

SPC 파리바게뜨의 ‘파란라벨’ 브랜드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지난해 2월 출시된 후 기존 건강빵 제품보다 5배 빠른 성장(월평균 약 200만 개)을 기록하며 누적 판매량 2400만개를 넘었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SPC 식품생명공학연구소와 핀란드 헬싱키대의 산학협력으로 3세대 통곡물 발효종을 적용했다”며 “통곡물 함량을 높여 혈당 상승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 개발한 ‘통곡물 발효종’ 기술로 통곡물의 거칠고 퍽퍽해지기 쉬운 식감까지 개선했다”고 덧붙였다.

통곡물빵 트렌드와 베이커리 기술 개발로 ‘저혈당’ 식품을 강조한 제품도 늘고 있다. 다만 포장지에서 ‘통밀·호밀·사워도우’만 확인한다면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빵의 혈당지수(GI)는 원재료의 ‘함량’과 ‘제조 방식’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이다.

‘통곡물빵’이라고 표기됐어도 제품에 따라 통곡물 함량은 차이가 난다. 통밀빵의 경우, 정제 밀가루가 대부분이다. 통밀가루가 적게 들어간 일부 제품도 있다. 진한 갈색을 띤다고 해서 저당 통곡물빵으로 여겨도 안 된다. 맥아·캐러멜색소·당밀 등으로 색을 낸 빵도 있다.

발효를 이용하는 사워도우 빵도 마찬가지다. 통곡물의 비율, 발효 등에 따라 혈당지수가 달라진다. 설탕이나 팥앙금, 건과일이 들어간다면 혈당지수가 높아진다.

SPC 파리바게뜨의 ‘파란라벨’ 제품. 통곡물 함량을 높여 혈당 상승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육성연 기자


제조 방식이 혈당지수에 미치는 영향은 빵 중에서도 혈당지수가 높다고 알려진 바게트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바게트는 흰 밀가루·물·소금·효모만 쓰기 때문에 설탕을 넣지 않아도 식이섬유와 지방이 적어 빠르게 혈당을 올린다. 국제 GI 데이터베이스에서 혈당지수는 ‘고혈당’에 속하는 95다. 하지만 프랑스 파리 오텔디외 병원 연구진의 실험(2007)에서는 전통 프랑스 제조법으로 만든 바게트의 경우 혈당지수가 57에 그쳤다.

경희대학교 연구진은 국제학술지 영국 영양학저널(British Journal of Nutrition 2018)에서 “빵의 혈당지수는 영양성분, 조리 방식, 입자 크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밝혔다.

혈당 관리를 한다면 우선 첨가당 없는 100% 통곡물빵을 고르고, 통곡물 함량과 함께 곡물의 알갱이가 굵은 제품을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통호밀·귀리· 해바라기씨 등의 곡물 알갱이나 씨앗이 눈에 보이고 입안에서 씹히는 빵이다. 국제학술지 미국 임상영양학 저널(Am J Clin Nutr 1986)이 다룬 캐나다 토론토대학교 논문에 따르면 일반 통호밀빵의 혈당지수는 흰 빵보다 11% 낮았으나, 통호밀 알갱이가 굵게 들어간 통호밀빵은 흰 빵 대비 52% 낮았다.

섭취법도 영향을 미친다. ‘식사 후 디저트로 먹기’, ‘빵만 단독 먹기’는 되도록 피하는 것이 좋다. 빵을 먹을 때는 단백질, 식이섬유, 불포화지방 식품과 함께 먹어야 혈당 상승 속도를 늦출 수 있다. 빵에 아몬드 버터·땅콩 버터를 발라 먹거나, 달걀·그릭요거트 등의 단백질 식품, 또는 식이섬유가 많은 샐러드를 곁들여 먹으면 좋다.

함께 먹을 때 최악인 음료 중 하나는 과일주스다. 과일주스는 과일을 갈아 넣는 과정에서 혈당 속도를 늦추는 식이섬유가 손실된다. 식이섬유 없이 액체 상태에서 흡수되는 과일의 당분은 혈당을 더 빠르게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