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김정은과 연내 회담 11월 中선전 APEC 가능성”

WSJ “트럼프, 올가을 회담 성사 지시”
한미훈련, 방어만 하고 21일 조기종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2019년 6월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올해 안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올가을 김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을 성사시킬 것을 참모들에게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4면

WSJ은 미 당국자를 인용해 “오는 11월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계기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 국무위원장과의 대면 회담을 하는 방안을 비공개로 논의해 왔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APEC 참석을 겸해 아시아 순방을 하는 기간 김 국무위원장과 회담한다는 것이다.

아직 정상회담을 위한 공식적인 준비 작업은 시작되지 않은 상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중단된 북미 대화를 재개할 기회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과 김 국무위원장이 적절한 시기에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유엔 주재 북한 대표부는 이에 별도의 논평을 내지 않았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대폭 축소하라고 지시한 것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다시 만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해왔다”며 “연합훈련은 김 위원장에게 회담에 진지하다는 점을 보여줄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을 할 기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제안으로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가 조기 종료되는 가운데 미 장병들이 지난 18일 북한과의 접경 지역인 경기도 연천군에서 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AP]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아시아 순방 당시에도 에어포스원 내 약식 회견에서 기자들에게 “(김 국무위원장에게) 말을 전해달라”고 요청하며 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을 시도했다. WSJ은 관계자들의 전언을 통해 당시 북한 측에서도 은밀히 ‘개방적인 신호’를 보냈으나, 촉박한 일정으로 인해 실무 조율을 진행하기에는 너무 어려웠다고 전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 이후 김 국무위원장과의 회동을 희망하는지 묻는 기자들에게 “어쩌면 결례가 되었을 수도 있다”며 “김정은에 대한 존중을 담아 다시 방문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WSJ은 이란 전쟁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의욕을 보이는 배경으로 분석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 성과를 강조하기 위해 무언가라도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여러 측면에서 드러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북한은 그간 중국과의 관계 개선, 이란과의 미사일 협력 심화에 이어 러시아에 수천명의 병력을 파견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했다.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6월 시 주석과 회담했고 연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만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때 핵 협상이 결렬된 이후 쌓아온 핵 역량에 더불어 북·중·러 간 협력 강화까지 등에 업은 상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축소 지시에 따라 이미 지난 17일 시작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는 조기 종료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9일 “한미는 미측의 제안으로 연습 기간과 규모 등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며 “이번 UFS 연습 기간을 17일부터 21일까지로 조정해 시행하기로 했다”고 공식발표했다. 이에 따라 오는 27일까지 시행 예정인 UFS 연습은 이번 주 마무리된다. 도현정·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