쌈장 들어간 냉장고에 잘린 환자 발가락 보관한 요양병원

냉장고 이미지. 기사와는 무관.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채상우 기자] 서울의 한 요양병원에서 환자의 절단된 발가락을 식품이 들어있는 공용 냉장고에 보관해 논란이 일었다.

19일 KBS 보도에 따르면 해당 병원은 60대 환자 A 씨의 절단된 발가락을 일회용 죽 용기에 담아 공용 냉장고에 보관했다. A 씨의 자녀가 병원을 방문했다가 이를 발견했으며, 당시 냉장고에는 다른 환자들의 이름이 적힌 쌈장과 음료수 등 음식물도 함께 들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적장애가 있는 A 씨는 10년째 이 요양병원에서 생활해왔다. 지난 3월 목욕을 위해 휠체어를 타고 이동하던 중 넘어졌고, 이 과정에서 피부병으로 이미 괴사가 진행 중이던 발가락이 절단됐다고 병원 측은 주장했다. 2주간 폐기되지 않은 채 병원 냉장고에 방치된 것이다.

A 씨 자녀가 병원 측에 항의하자 관계자는 “그럼 어디에다가 넣어서 보관을 해놨어야 될까요”, “저희 병원은 요양병원이다 보니까 들어갈 만한 용기가 없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폐기물관리법에 따르면 인체 조직 등을 포함한 의료폐기물은 전용 용기에 넣어 다른 폐기물과 분리해 수집·운반해야 한다. 의료폐기물을 일반 식품과 함께 보관하는 행위 역시 식품위생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다.

병원 측은 담당 간호사가 급하게 발가락을 보관하는 과정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해명했다고 한다. 폐기 절차는 정상적으로 진행했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요양병원의 절단 신체 부위 보관 논란은 최근에도 있었다. 인천의 한 요양병원에서는 수술로 절단한 80대 환자의 다리가 재활용센터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해당 병원은 절단한 다리를 붕대로 감싼 뒤 의료폐기물 전용 용기에 넣었다. 그러나 병원 청소 등을 돕던 자원봉사자가 용기 안의 다리를 깁스 폐기물로 오인해 재활용 봉투에 담아 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당시 병원이 인체 조직인 다리를 ‘조직물류 폐기물 전용 용기’에 보관하지 않고 일반 의료폐기물 용기에 넣은 점과 섭씨 4도 이하의 냉장 시설에 보관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문제로 보고 수간호사 등 병원 관계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