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정권엔 ‘임계점’이 없다…트럼프 ‘경제 고립’ 작전 실패 경고음

18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의 이맘 호메이니 그랜드 모살라에서 조문객들이 고(故)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장례식 40일 추모식을 찾고 있다. [AP]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전방위로 강화하겠다며 전략을 바꿨지만, 이란은 이를 기꺼이 감내할 것이기에 미국의 전략이 효과를 보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18일(현지시간) 중동 전문가들의 진단을 종합해, 미국이 이란을 상대로 한 경제적 고립 작전은 이란의 양보와 종전을 끌어낼 수 없을 것이라 보도했다.

중동 지역 대사를 지낸 제임스 제프리는 “이는 지옥 같은 소모전”이라며 “재무부가 제재의 허점을 메우고 적용 범위를 넓히려 하지만 20년에 걸친 제재와 이를 우회해 온 이란의 경험을 고려하면 결정적 한 방이 나오긴 어렵다”고 진단했다.

폴리티코는 유가가 다시 상승하고 미 국채 금리가 거의 2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가운데 중간선거가 다가온다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불리한 상황을 짚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지도부는 이번 전쟁을 국가의 존망이 걸린 생존 문제로 본다는게 폴리티코의 판단이다. 이에 이란 지도부는 체제를 위협할 수 있는 미국의 종전 조건을 수용하기보다 극심한 경제적 고통을 감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이란 테헤란의 한 제과점에서 18일(현지시간) 직원들이 전통빵을 만들고 있다.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협상을 이끌겠다는 전략을 펴고 있지만, 국민들에게 경제적 고통을 전가하는데 주저함이 없는 지도부는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P]


거시경제 전문 컨설팅 회사 매크로폴리시 퍼스펙티브스의 설립자 줄리아 코로나도는 “미국은 더 많은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전쟁으로 더 많은 마찰과 공급쇼크로 가득한 더 위험한 세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강도 높은 제제로 이란 역시 폭발적인 물가 상승과 민생고로 크게 고통받고 있으나 이란과 협상해 본 인사들은 정권을 굴복시키기엔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알리 바에즈 국제위기그룹(ICG)의 중동 프로그램 부국장은 “이란이 경제적 압박을 받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서도 “문제는 ‘임계점’이 있느냐인데,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고 국민에게 경제적 고통을 전가하는 데 주저함이 없던 정권에게 임계점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폴리티코는 백악관 참모들은 그럼에도 여전히 주도권이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고 보도했다.

한 당국자는 “가혹한 제재와 가장 성공적 해상봉쇄 중 하나가 이란 경제를 마비시켰고 이란은 완전히 파산 상태가 됐다”며 “대통령이 향후 몇주, 몇 달간 더 강력하게 당길 수 있는 손잡이가 아직 많이 남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