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공급대책에도 “당장 살 집이 없다”…전세 품귀가 집값 밀어 올리나

정부가 수도권 주택시장 안정을 위해 신규 택지를 포함한 23만 가구 이상의 추가 공급 계획을 내놓고 공급 절차 단축에 나섰지만, 신규 주택이 실제 입주 가능한 물량으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당장의 공급 부족과 집값 상승세를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신규 공공주택지구 지정과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기존 68개월에서 37개월 수준으로 줄이는 한편, 민간 정비사업과 비아파트 사업에도 각종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적용해 주택 공급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공공택지 사업의 경우 토지 보상을 비롯해 지자체 협의, 환경영향평가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하고 착공 이후에도 실제 입주까지 추가적인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장이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 업계 전문가는 “정부가 공급 절차를 단축하고 착공 시점을 앞당기더라도 아파트 공사와 실제 입주까지 고려하면 실수요자가 체감할 수 있는 공급 효과가 나타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그 사이 수도권 주요 지역에서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에 따른 가격 상승 압력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장기적인 공급 확대 정책과 별개로 당장 전월세 시장에서는 매물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최근 세제 개편에 따른 실거주 요건 등의 변화로 직접 입주를 선택하는 집주인이 늘어나면서 기존 전세 물량이 시장에서 빠질 가능성이 커진 데다, 서울의 높은 주거비를 피해 인접 수도권으로 이동하는 임차 수요까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지역이 서울 구로·금천구와 맞닿아 있는 경기도 광명시다. 서울 접근성이 높아 매매와 임차 수요가 꾸준한 광명은 최근 전세 매물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전세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광명시 전세 매물은 6개월 전 1096건에서 지난 8월 14일 기준 300건으로 줄어 6개월 사이 7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광명시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광명은 서울 집값과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꾸준히 유입되는 지역인데 최근에는 실거주를 선택하면서 전세 물건을 거둬들이는 집주인들이 늘고 있다”며 “집을 찾는 문의는 계속되는 상황에서 매물은 줄다 보니 전셋값이 오르고, 높아진 전셋값에 부담을 느낀 일부 수요가 매매로 이동하면서 매매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정부가 중장기적인 공급 확대와 공급 속도 개선에 나섰지만 실제 입주 물량이 늘어나기까지 발생하는 공급 공백을 단기간에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전세 물량 감소까지 맞물리면서 광명 등 서울 접근성이 높은 수도권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이 매매가격을 자극하는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