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남은 지분 17.8% 팔겠다"…맏딸 지니 버스만 "안돼"
아이거·쿠슈너, 사상 최고 125억달러 가치로 레이커스 인수 추진
![LA레이커스를 경영해온 지니 버스(왼쪽)가 오빠 짐과 함께 한 회견장에 자리하고 있다.[게티이미지]](https://www.heraldk.com//cms/2026/08/18/www/2026081817260397740.jpg)
LA레이커스를 경영해온 지니 버스(왼쪽)가 오빠 짐과 함께 한 회견장에 자리하고 있다.[게티이미지]
LA를 대표하는 프로스포츠 구단 LA 레이커스가 코트 밖에서 또 하나의 '왕좌의 게임'을 벌이고 있다.
2013년 사망한 제리 버스가 1979년 레이커스를 인수한 뒤 47년 동안 구단을 지배해온 버스 가문의 6남매가 가족이 보유한 마지막 지분 17.8%의 매각을 놓고 정면충돌했다. 5명은 지분을 팔겠다는 입장이지만 구단 경영권을 쥐고 있는 맏딸 지니 버스는 매각 자체가 무효라고 맞서면서 가족 분쟁이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분쟁의 중심에는 월트디즈니의 오랜 최고경영자(CEO) 출신 밥 아이거와 벤처투자가 조슈아 쿠슈너가 있다. 두 사람은 최근 대주주 마크 월터가 가진 레이커스 지배지분을 프로스포츠 사상 최고 수준인 125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여기에 버스 가족의 남은 지분 17.8%까지 매각될 경우 1979년 시작된 버스 가문의 레이커스 소유 시대는 막을 내리게 된다.하지만 지니 버스가 제동을 걸고 있는 것이다.
●5대1 가족 표결…지니 "매각은 무효"
ESPN 보도에 따르면 버스 가문의 6남매 가운데 지니를 제외한 짐, 조니, 재니, 조이, 제시 등 5명은 17일 가족이 보유한 레이커스 지분 17.8%를 아이거·쿠슈너 측에 매각하는 데 찬성했다. 이들 5명은 다음날 공동성명을 통해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레이커스가 단순한 농구팀이 아니라 자신들의 삶에서 가장 큰 특권 가운데 하나였다면서도, "조니, 지미, 재니, 조이, 제시는 가족의 남은 지분을 매각하기로 결정했으며 그 결정에 단결돼 있다"고 밝혔다.
또 아이거와 쿠슈너가 레이커스가 LA와 팬들에게 갖는 의미를 이해하고 있다며 아버지 제리 버스가 만든 기반을 이어갈 것으로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니 측 주장은 완전히 다르다.
지니의 변호인은 가족의 지분 매각은 지니를 포함한 공동수탁자들의 승인이 없이는 완료할 수 없기 때문에 형제·자매들의 매각 표결 자체가 법적으로 효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 핵심은 '15%'…지분 팔면 지니도 물러나야
지니가 매각을 막으려는 이유는 자신의 레이커스 경영권과 직결돼 있다.
NBA 규정상 구단의 거버너(governor)로 활동하려면 최소 15%의 지분을 보유해야 한다. 현재 버스 가족의 지분은 17.8%다.
따라서 가족 지분이 모두 매각되거나 15% 아래로 떨어지면 지니는 레이커스 거버너 자격을 잃게 된다.
지니 측은 2017년 법원 결정과 버스 패밀리 트러스트 규정이 바로 이 상황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당시 가족신탁은 공동수탁자들이 지니가 생존해 있는 동안 매년 레이커스의 '컨트롤링 오너'로 선출될 수 있도록 신탁 지분의 의결권 행사 등 합리적으로 가능한 모든 조치를 취하도록 규정했다.
지니 측 변호인은 공동수탁자들이 최소 15%의 지분을 유지해 지니가 경영권을 계속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를 거스르는 행위는 신탁 및 수탁자 의무 위반은 물론 법정모독에 해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LA레이커스의 홈코트인 크립토닷컴 경기장[AP=연합자료]](https://www.heraldk.com//cms/2026/08/18/www/2026081817331586603.jpg)
LA레이커스의 홈코트인 크립토닷컴 경기장[AP=연합자료]
● 9년 만에 되풀이된 '남매의 전쟁'
이번 사태가 더욱 관심을 끄는 것은 버스 가문의 경영권 싸움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제리 버스가 2013년 사망한 뒤 레이커스 소유권은 지니, 짐, 조니, 재니, 조이, 제시 등 6명의 자녀에게 넘어갔다. 제리 버스가 후계자로 낙점한 인물은 지니였다.
그러나 2017년 지니가 오빠 짐을 농구 운영 책임자 자리에서 해임하면서 가족 갈등이 폭발했다.
당시 짐과 조니는 지니가 포함되지 않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려 했고, 지니는 법원에서 긴급명령을 받아 이를 저지했다. 이후 가족신탁도 지니의 경영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정비됐다.
그 결과 지니는 경영권을 더욱 공고히 했고 짐과 조니는 구단 운영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9년이 지난 지금 가족 내 세력구도가 다시 뒤집혔다.
과거 지니 측으로 인식됐던 동생 조이와 제시마저 이번에는 매각에 찬성했다. 결국 6남매 가운데 5명이 지니와 반대편에 선 셈이다.
●구단가치 지난해 100억달러에서 1년만에 125억달러로 상승
가족 갈등의 배경에는 천문학적으로 치솟은 레이커스의 가치가 자리 잡고 있다.
버스 가족은 지난해 레이커스의 과반 지분을 LA 다저스 구단주이기도 한 마크 월터에게 넘겼다. 당시 거래에서 레이커스의 기업가치는 100억달러로 평가됐다.
지니는 매각 이후에도 최소 2030년까지 레이커스 거버너로 남는 조건을 확보했다.
하지만 월터가 지배권을 확보한 뒤 상황은 급변했다. 지난해 11월 조이와 제시가 구단에서 해고됐다. 조이는 레이커스의 대체 거버너이자 연구개발 담당 부사장이었고, 제시는 부단장을 맡고 있었다.
이어 월터는 지배지분을 인수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아이거와 쿠슈너에게 다시 넘기기로 했다. 이번 거래에서 레이커스 가치는 125억달러로 평가됐다. 불과 짧은 기간에 평가액이 25억달러나 높아진 셈이다.
이 거래는 NBA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야 최종 확정된다.
레이커스 소수지분 가운데 약 14%는 LA타임스 미디어그룹 소유주인 패트릭 순시옹 박사와 부동산 억만장자 에드 로스키, 월터의 사업 파트너 토드 보엘리 등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6,750만달러에서 125억달러로
![LA레이커스를 사들여 패밀리 경영으로 이끌어온 제리 버스.2013년 사망했다.[AP=자료]](https://www.heraldk.com//cms/2026/08/18/www/2026081817301442753.jpg)
LA레이커스를 사들여 패밀리 경영으로 이끌어온 제리 버스.2013년 사망했다.[AP=자료]
레이커스와 버스 가문의 인연은 1979년 시작됐다. 제리 버스는 당시 레이커스와 홈구장 포럼, NHL LA 킹스를 합쳐 6,750만달러에 인수했다. 그는 할리우드의 화려함과 스포츠·엔터테인먼트를 결합해 레이커스를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웠다.
매직 존슨과 카림 압둘자바, 샤킬 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등 NBA를 대표하는 슈퍼스타들이 레이커스 유니폼을 입었고, 버스 시대 레이커스는 NBA 정상에 10차례 올랐다.
그러나 스포츠 산업이 거대 자본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면서 가족경영의 한계도 나타났다. 레이커스는 2013~2019년 6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고 자체 경기장을 소유해 다양한 수익원을 확보한 다른 구단들과 비교해 시설과 수익 측면에서 뒤처지기 시작했다.
결국 버스 가족은 지난해 과반 지분을 월터에게 넘기며 47년에 걸친 가족경영 체제에서 사실상 한발 물러났다.
● "4표면 충분" vs "공동수탁자 승인 필요"
이번 분쟁에서는 가족회의에서 이뤄진 표결의 법적 효력이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ESPN의 샴스 차라니아 기자는 가족신탁이 매각을 승인하는 데 필요한 충분한 표를 확보했으며 최소 5명의 형제·자매가 찬성했다고 보도했다. 그의 취재원에 따르면 매각 조항을 발동하기 위해 필요한 표는 4표였다.
ESPN은 지니가 해당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별도로 보도했다.
반면 지니 측은 단순히 가족 구성원 과반이 매각에 찬성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족신탁과 2017년 법원 결정에 따라 공동수탁자들이 지니의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지분을 보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현재 쟁점은 '매각 찬성표가 충분했느냐'에서 한발 더 나아가 '그 표결만으로 지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7.8%의 지분을 실제 매각할 법적 권한이 있느냐'로 옮겨갔다.
아이거와 쿠슈너가 월터의 지배지분을 인수하는 거래와 버스 가족의 17.8% 매각이 모두 성사된다면 레이커스는 47년 만에 버스 가문 시대를 완전히 마감하게 된다.
반대로 지니가 2017년 가족신탁과 법원 결정을 근거로 매각을 막는 데 성공한다면 '버스'라는 이름과 레이커스의 연결고리는 계속 남게 된다. 1979년 6,750만달러짜리 거래에서 출발해 2026년 125억달러 가치의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로 성장한 레이커스. 이제 그 47년 역사의 마지막 장을 결정할 승부는 농구코트가 아니라 가족신탁과 법정에서 펼쳐지고 있다. 황덕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