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원받아 건설한 알키바르 원자로 2007년 파괴
IAEA “새 정부 자진 신고로 비밀 장소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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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18일(현지시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열린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축출된 바샤르 알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의 독재정권이 비밀 장소에 은닉해 온 수톤(t) 규모의 핵물질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의해 공식 확인됐다. 시리아 정부는 해당 물질을 IAEA의 안전조치 체계 아래 자국에서 계속 보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8일(현지시간) 로이터·AFP통신 등에 따르면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아사드 알샤이바니 시리아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과거 정권 시절부터 은닉돼 있던 “수톤 분량의 핵물질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핵물질이 보관된 또 다른 장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준 시리아 새 정부의 용기 있는 결정 덕분에 현장에 접근해 조사할 수 있었다”며 “우리는 자칫 악용될 수도 있었던 수톤 분량의 핵물질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께 회견에 나선 알샤이바니 장관은 발견된 핵물질을 시리아가 계속 보관할 것이라면서 “시리아는 이 물질을 민간 및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알샤이바니 장관은 “지난달 17일 우리는 IAEA에 공식 서한을 보내 이전 정권이 남긴 유산 가운데 미신고 시설에 핵물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자발적으로 신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술적 평가 결과 이 물질들은 위험을 초래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해당 물질은 시리아의 국가적 관리하에 IAEA 안전조치 체계의 적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로시 사무총장도 “이 물질은 투명하게 확인될 것이며 국제 안전조치 체제 안에서 관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리아 과도정부가 안전한 관리와 보관을 약속한 핵물질은 과거 아사드 정권이 ‘99번 부지’(Site 99)로 불리는 비밀 시설에 은닉해 온 우라늄 정광 ‘옐로케이크’(yellowcake) 등이 포함된 것으로 파악된다. 옐로케이크는 우라늄을 정련하는 과정에서 생산되는 물질로, 추가적인 변환·농축 과정을 거쳐야 핵연료 등에 사용할 수 있다.
과거 아사드 정권은 북한의 지원을 받아 동부 데이르에조르주(州)에 알키바르 원자로를 건설했다.
이 원자로가 2007년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공습으로 파괴되자 남은 방사성 물질과 연구·개발 기기들을 99번 부지로 빼돌려 숨겨왔다.
이곳에 보관된 옐로케이크는 당장 핵분열 무기로 사용할 수는 없지만, 재래식 폭발물과 섞어 광범위한 지역을 방사성 물질로 오염시키는 이른바 ‘더티 밤’(dirty bomb, 방사능 함유 폭탄)으로 악용될 수 있어 역내 주요 불안 요인으로 꼽혀왔다.
IAEA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2024년 사찰 당시 이 시설에서 우라늄 입자를 발견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이번 방문 기간에 18년 동안 폐쇄됐던 데이르에조르 현장도 방문했다.
그는 “우리는 현재 매우 포괄적인 발굴 및 탐사 작업이 진행 중인 데이르에조르 현장에 다녀왔다”며 “이것은 비밀리에 핵시설이 건설되고 있었다는 IAEA의 오랜 평가를 입증하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로이터 통신은 시리아가 무기 프로그램에 전용할 수 있는 수준의 가동 가능한 핵물질 비축량을 직접 보유하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2024년 말 아사드 전 대통령이 반군의 공세로 축출된 이후 출범한 시리아 과도정부는 국제사회의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과거 아사드 일가 통치 시절의 핵 활동 유산을 투명하게 처리하겠다며 유엔 핵 감시기구인 IAEA와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