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비싸다” 비난에도…제빵업계가 가격 올리는 이유? [푸드360]

파리바게뜨, 25일 빵·케이크 등 127종 5% 인상
던킨·삼립·뚜레쥬르도 올려…“원가 부담 더 커져”
소맥 국제 가격 39.1%↑…팜유·원당·계란도 高高


파리바게뜨는 오는 2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0% 인상한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파리바게뜨 매장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정대한 기자] 뚜레쥬르와 삼립에 이어 파리바게뜨까지 주요 제빵업계의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 제품 가격을 인하하며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에 동참했다. 하지만 밀가루와 계란 등 원가 부담이 커지자, 반년도 안 돼 다시 가격표를 수정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상미당홀딩스(옛 SPC그룹)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이 운영하는 파리바게뜨는 오는 25일부터 일부 제품 가격을 평균 5.0% 인상한다고 밝혔다. 인상되는 품목은 빵류 86종과 케이크·디저트류 41종 등 127종이다. 파리바게뜨 관계자는 “원료비와 각종 제반 비용 상승에 따라 불가피하게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상미당홀딩스의 또 다른 계열사인 삼립도 내달 1일부터 빵 제품 50여종의 가격을 평균 9%대로 인상한다고 밝혔다. 대표 제품인 ‘정통보름달’은 편의점 기준으로 1800원에서 2000원으로 11.1% 인상된다. 비알코리아도 지난 2일부터 던킨의 도넛 39종 가격을 평균 6.5% 올렸다. CJ푸드빌이 운영하는 뚜레쥬르도 지난달 31일부터 76종의 가격을 평균 8.2% 인상했다.

제빵업계는 원가 부담을 가격 인상의 이유로 들고 있다. 삼립의 경우,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8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원가는 7369억원으로 4.5% 늘어 매출 증가율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매출원가율은 지난해 2분기 85.7%에서 올해 2분기 86.9%로 1.2%포인트(p) 상승했다. 매출 100원당 원가로 지출되는 금액이 85.7원에서 86.9원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그 결과, 삼립의 영업이익은 1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7% 급감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밀가루의 원료인 소맥의 평균 가격은 톤당 266.31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9.1% 올랐다. 흑해 지역의 공급 차질 우려와 주요 생산 지역의 폭염·가뭄 등 기상 악화로 작황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강세를 보이고 있다.

7월 16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6 베지노믹스-비건페어 인 서울’을 찾은 관람객이 상품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다른 재료 가격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제빵에 사용되는 팜유의 국제 가격은 지난 2월 톤당 909.28달러에서 이달 1041.68달러로 14.6% 치솟았다. 인도네시아 바이오디젤 수요와 국제 원유 가격 상승 등이 영향을 미쳤다. 국제 원당(설탕의 원료) 가격도 같은 기간 톤당 313.49달러에서 353.40달러로 12.7% 상승했다. 계란도 여전히 비싸다. 이달 16일 국내산 계란(XL·특란) 30구 평균 소비자가격은 7328원으로 전년 대비 5.0% 비쌌고, 평년과 비교하면 11.2% 올랐다.

앞서 파리바게뜨와 뚜레쥬르, 삼립 등 제빵업계는 지난 3월 일부 제품 가격을 인하했다. CJ제일제당·삼양사·대한제분·사조동아원 등 제당·제분사가 담합 조사를 받은 뒤 설탕과 밀가루 가격을 내렸고, 정부가 업계의 물가 부담 완화를 유도한 영향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도 가격 인하를 부추겼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월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우리나라 빵값이 다른 나라에 비해 엄청 비싸다고 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제당·제분사가 가격을 내리자 “설탕 등 원재료 가격이 내려간 만큼 그 혜택이 소비자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가격 인하 효과는 오래 가지 않았다. 중동 사태와 고환율이 겹치면서 업계의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비슷한 재료를 쓰는 제과·라면 업계도 마찬가지다. 원가 부담으로 잇달아 가격을 올리고 있다. 농심은 이달 1일부터 국내에서 주요 용기 라면, 스낵, 음료 등 43개 브랜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5.8% 인상했다. 농심의 공시 보고서에 따르면 농심이 상반기에 수입한 소맥의 평균 매입 단가는 톤당 214달러로 지난해보다 9.2% 올랐다. 팜유도 톤당 1139달러로 같은 기간 9.2% 상승했다. 오뚜기도 다음 달 7일부터 컵라면 11개 브랜드 29개 품목의 출고가를 평균 6.7% 올린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