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강타한 역대급 폭우, 장바구니 물가도 ‘비상’

사흘간 거제 900㎜ 이상 물난리
앞서 폭염·가뭄으로 피해 누적
시금치·오이·참돔 가격 오름세


17일 오후 경남 거제시 옥포동 도로가 집중호우로 물에 잠겼다. [연합]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역대급 폭염·가뭄에 이어 남부 지역을 강타한 기록적 폭우로 농작물 침수 피해가 우려되면서 장바구니 물가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18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5일 0시부터 이날 오전 5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경남 거제 956.1㎜, 통영 766.9㎜, 부산 가덕도 518.0㎜, 제주 성산 477.0㎜, 경남 사천 430.5㎜, 고성 429.5㎜ 등이다.

비가 잦아들면서 경남 거제·통영 등에 내린 호우주의보는 해제됐지만, 비로 물에 잠긴 논밭에서는 농작물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까지 기승을 부린 폭염과 가뭄으로 인한 피해도 누적된 상황이다. 지난 15~17일 가축 120만6813마리, 양식 어류 268만2205마리가 폐사됐다. 폐사 위기에 우럭 등 어류에 대해 긴급 방류를 진행했을 정도다.

이미 채솟값은 폭염 장기화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시금치 평균 소매가격은 100g당 2108원으로 전월 대비 93.8% 올랐다. 남부지방에서 주로 나는 취청오이도 10개 1만3444원으로 전월보다 35.0% 상승했다. 깻잎(55.7%), 배추(40.7%), 양파(22.3%) 등도 전월보다 비싸졌다.

수산물 가격도 오름세다. 수협노량진수산에 따르면 이달 1주차(3~8일) 경남 통영 앞바다가 주산지인 참돔 자연산 1㎏ 평균 경락가격은 1만9200원으로 전주 대비 46.6%, 전년 동기 대비 51.2% 올랐다. 양식산도 전년보다 43.0% 뛰었다. 자연산 광어(23.5%), 자연산 농어(10.7%), 고등어(47.4%), 깐굴(48.2%) 등도 경락시세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축산물은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지만 불씨는 남아있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 소고기 안심(1등급) 평균 소비자가격은 100g당 1만4830원으로 평년보다 13.1% 비싼 상황이다. 돼지고기 삼겹살(100g)과 계란(30구)도 평년 대비 각각 8.6%, 8.8% 오른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재료 가격 상승으로 외식 물가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 6월 서울 지역 김밥 1줄 평균 가격은 3838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 비싸졌다. 칼국수는 1년새 3.6% 올라 1그릇에 1만원을 넘겼고, 냉면(2.8%), 삼계탕(2.8%), 비빔밥(2.7%) 등도 일제히 올랐다.

농업관측센터는 8월 주요 원예농산물 가격 전망과 관련해 “마늘·양파는 생산량 및 저장량이 줄어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전년보다 상승할 전망”이라며 “폭염이 지속될 경우 출하 및 가격 변동성이 클 것으로 우려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폭염·폭우에 따른 장바구니 물가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농업재해대책상황실 비상체계를 유지하면서 사고수습지원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현장점검을 통해 피해 상황을 확인하고 피해 예방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서울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채소 코너를 둘러보고 있다. [헤럴드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