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꿀 청년 일자리 지형도… 구직자 10명 중 6명 “희망 직무 대체·축소 불안”

구직청년 63.8% AI 일자리 축소 우려…재직청년보다 14.4%P 높아
청년 65.6% “AI가 초급업무 대체해 숙련 기회 줄어들 것”
67.7%는 “AI 활용능력 따라 청년층 소득·커리어 격차 확대”


서울 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채용 게시판 [연합]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구직 중인 청년 10명 가운데 6명 이상은 앞으로 5년 안에 자신이 희망하는 직무가 인공지능(AI)으로 대체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 3명 중 2명가량은 AI가 신입사원 등이 담당하던 초급 업무를 대신하면서 숙련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마저 줄어들 것으로 우려했다. AI가 업무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청년층의 노동시장 진입과 경력 형성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불안감도 커지고 있는 셈이다.

18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재직 중이거나 구직 활동 중인 만 19~34세 청년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AI 확산에 따른 청년 일자리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3.9%는 향후 5년 안에 현재 또는 희망 직무가 AI로 대체·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특히 노동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구직 청년들의 불안감이 컸다. 구직 중인 청년 가운데 AI로 자신의 희망 일자리가 대체되거나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답한 비율은 63.8%에 달했다. 재직 청년의 49.4%보다 14.4%포인트 높다.

AI에 상대적으로 많이 노출되는 직무에 종사하거나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일수록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사무종사자와 관리자·전문가 등 ‘AI 고노출 직무군’에서는 58.4%가 직무 대체·축소 가능성이 높다고 답했다. 단순노무종사자와 농림어업 숙련 종사자 등 ‘저노출 직무군’의 45.8%보다 12.6%포인트 높았다.

업종별로도 비슷한 차이가 나타났다. 금융·보험업과 정보통신업 등 AI 고노출 업종군에서는 54.5%가 향후 직무 대체 가능성을 높게 봤다. 운수·창고업과 건설업 등 저노출 업종군은 43.5%였다.

청년들은 AI 확산이 단순히 일자리 숫자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취업 이후 숙련 인력으로 성장하는 ‘경력 사다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I가 초급 업무를 대신하면서 청년이 숙련 인력으로 성장할 기회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데 동의한 응답자는 65.6%에 달했다. 신입사원이 초급 업무부터 경험을 쌓아 전문성을 높여가는 기존 경력 형성 과정이 AI 확산으로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AI 활용 능력에 따른 청년층 내부의 격차 확대에 대한 우려는 이보다 더 컸다. 응답자의 67.7%는 AI 활용 능력 차이로 청년층 내부의 소득과 커리어 격차가 확대될 수 있다고 답했다. AI 활용 능력 격차로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고 우려한 청년도 53.6%였다.

반면 AI를 자신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도구로 보는 시각도 뚜렷했다. 전체 응답자의 64.7%는 AI가 업무 전문성과 커리어 경쟁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답했다. 특히 AI 고노출 직무군에서는 이 비율이 74.4%에 달했다. AI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직무일수록 일자리 대체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면서도 동시에 AI 활용에 따른 생산성 향상 효과 역시 높게 평가한 셈이다.

청년들은 AI 시대의 일자리 안정을 위해 신규 채용 확대와 직무 경험 기회를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았다. ‘청년 신규 채용 기업에 대한 지원 강화’가 23.8%로 가장 높았고 ‘신입·초급 직무 경험 기회 확대’가 23.7%로 뒤를 이었다. 청년 대상 AI 활용 역량 교육 강화는 19.8%, 인력 부족 분야 근무 여건 개선은 15.9%였다.

이상호 한국경제인협회 경제본부장은 “현행 청년 채용 지원제도를 초급 직무 경험과 AI 활용 훈련을 제공하는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인턴십 등 사업도 AI를 활용하는 프로젝트형 직무 경험 중심으로 고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