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헤드라인서 이란전 사라지길 바라며 관심 돌리려 해”
“이란전 피로감·한국 불만은 결정의 주된 동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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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SIS 긴급 화상 좌담회에서 왼쪽부터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 대사,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시드니 사일러 CSIS 선임고문, 빅터 차 CSIS 한국석좌가 참석하고 있다. [CSIS 유튜브 채널]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 축소를 지시한 것을 두고 북미 대화 재개를 위한 유화 제스처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북한이 이에 즉각 호응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미국 전문가의 전망이 나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석좌는 17일(현지시간) CSIS 긴급 화상 좌담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 지시가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을 유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평가했다.
다만 차 석좌는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제스처에 “당장 반응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북한은 시간을 두고 조금 더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김 위원장이 현상 유지에 만족하는 지도자는 아니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이나 일본과 대화할 기회를 볼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을 하던 중 김 위원장이 자신의 북미 대화 요청에 응답했다고 밝혔다. 다만 응답 시점이나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아 최근 연합훈련 축소 지시에 대한 반응을 의미하는 것인지, 과거의 화답을 언급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차 석좌는 북한이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과 달리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주요 무기 시험을 자제하고 있다는 점도 거론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행정부 시기를 항상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북한이 당시와 같은 속도로 무력시위를 하지 않는 것을 일종의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차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연합훈련 축소 지시’ 배경에는 출구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이란전에 쏠린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는 의도도 있을 수 있다고도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는 이란 관련 뉴스가 헤드라인에서 사라지길 바라는 것 같다”며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란 문제에 지쳤고 지루해하며 명확한 해결책이나 쉬운 답이 없기 때문에 다른 주제로 관심을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차 석좌는 훈련 축소 지시가 이란전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에 대한 불만과 관련된 것이냐는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문제와 관련해 많은 동맹국에 불만을 품고 있고, 한국이 유일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분명 한국을 겨냥해 한마디 쏘아붙인 것은 맞지만, 이번 결정의 큰 동기는 아니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차 석좌는 이번 사안이 한미동맹에 미칠 영향과 관련, 한국으로서는 이란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불만과 통상 협상 등 여러 난제가 겹친 상황이라면서도 “(한미) 동맹이 위기를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트럼프의 특징은 모든 것을 거래적으로 본다는 점”이라며 “(한국이) 1차 (대미) 투자를 발표하기만 하면 트럼프 대통령도 괜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는 한미 연합훈련이 “한국의 방위를 위해 중요하지만, 미국의 이익에도 부합한다”며 “마치 누가 우리의 동맹이고 누가 우리의 적인지 잊어버린 것 같다”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했다.
여 석좌는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관심을 보여왔다”며 “김정은과 트럼프가 만날 방법이 생긴다면 이 대통령이 분명히 환영할만한 카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