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피스 공실률 낮아진다… '공급 감소' 효과

신규 건설 급감·노후 빌딩 철거 및 주거 전환 확산

재택근무 비중은 제자리…오피스 시장 '축소를 통한 균형' 진입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공급감소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사진은 LA한인타운의 오피스 빌딩[heraldk.com자료]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이 공급감소에 따라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사진은 LA한인타운의 오피스 빌딩[heraldk.com자료]

미국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최대 골칫거리였던 오피스 공실률이 개선돼 앞으로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기업들이 직원들을 대거 사무실로 복귀시키면서 오피스 수요가 살아난 결과는 아니다.

신규 오피스 건설이 급감한 데다 오래된 빌딩들이 철거되거나 아파트 등 다른 용도로 전환되면서 전체 공급 자체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상업용 부동산 정보업체 코스타그룹(CoStar Group)의 최근 전망에 따르면 현재 14% 아래로 내려간 미국의 오피스 공실률은 향후 수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13% 수준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타측은 지난 1년 동안 신규 공급 감소와 기존 건물 철거 영향으로 미국의 오피스 재고가 700만 스퀘어피트 감소했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이거나 개발 예정인 오피스 공급 규모도 1년 이상 약 5,000만 스퀘어피트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는 2011년 기록했던 최저 수준과 비슷하다.

●재택근무 비중 여전히 22%

공실률 하락이 직장인들의 대규모 사무실 복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기업들의 '오피스 복귀 명령'이 잇따르고 있지만 센서스 자료에 따르면 최소한 일부 시간을 재택근무한다고 응답한 근로자의 비율은 최근 2년 동안 약 22%로 큰 변화가 없었다. 2024년과 비교해도 불과 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갤럽 조사에서도 원격근무가 가능한 직종 가운데 26%는 완전 재택근무, 52%는 하이브리드 근무, 22%는 전면 출근 형태로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비율 역시 지난 1년간 거의 변하지 않았다.

결국 오피스 시장의 회복은 수요 증가보다 공급 구조조정에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오래되고 입지가 떨어지는 오피스 건물이 시장에서 퇴출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일부 건물은 철거되고 다른 건물은 아파트나 호텔, 복합개발 프로젝트로 전환되고 있다.

●오피스→아파트 전환 9만채 돌파

렌트카페(RentCafe)에 따르면 올해 초 현재 미국에서 오피스를 아파트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는 개발 단계에 있는 물량을 포함해 9만300가구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뉴욕과 워싱턴DC, 시카고, LA 등 대도시들이 이러한 움직임을 주도하면서 2026년 초 오피스의 주거시설 전환 규모는 전년보다 28% 증가했다.

오피스 건물에서 발생하는 재산세 등에 크게 의존해 온 지방정부들도 활용도가 떨어지는 오피스를 다른 용도로 전환하기 위한 각종 인센티브와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가치가 급락한 오피스 건물 가운데 소유주가 건물을 포기하거나 압류된 뒤 과거 가격보다 훨씬 싼 값에 매각되는 사례도 속출했다. 특히 앞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 만기가 계속 돌아오면서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주요 도시에서는 오피스 가치 폭락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샌프란시스코의 한 오피스 타워는 공개 경매에서 팬데믹 이전 가치의 10% 수준에 팔렸고,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는 지난해 경매에서 3,600만달러에 거래된 건물이 평가가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손바뀜했다. 덴버의 한 오피스 단지 역시 올해 거래가격이 2018년보다 약 3,100만달러 낮았다.

결국 미국 오피스 시장의 공실률 하락은 팬데믹 이전의 수요가 돌아오는 '회복'이라기보다, 수요 감소에 맞춰 공급이 줄어드는 구조조정의 결과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황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