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라면 비싸진 이유 있네…해외서 훨훨 난 K-라면 속사정 [푸드360]

농심·삼양 등 해외 성장세 압도
고유가·고환율로 비용 부담 커져
[헤럴드DB]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라면업체들이 폭발적인 해외 시장 성장세에 힘입어 상반기에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다만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 비용 부담이 누적되면서 최근 잇따라 컵라면 제품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890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3% 증가했다. K-라면 수요 확대에 힘입어 해외 매출이 6414억원으로 26.8% 신장한 덕분이다. 반면 국내 법인 매출은 1조2487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0.5% 감소했다. 전반적인 내수 시장 규모 축소에 따라 판매가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의 962억원에서 1267억원으로 증대되는 데에도 수출과 해외법인 매출이 주로 기여했다.

삼양식품은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이 1조484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2% 급증했다. 수출이 1조2308억원으로 42.4% 신장한 가운데, 내수는 2070억원으로 25.3% 증가했다. 그 중에서도 면스낵 수출과 내수 신장률은 각각 7.9%, 41.7%로, 극명한 차이가 난다. 삼양식품은 라면 사업에 힘입어 2분기 해외 매출(6468억원)도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오뚜기도 국내와 해외 간 성장률 차이가 컸다.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8990억원으로 4.2% 증가한 가운데, 해외는 2205억원으로 12.3% 신장했다. 국내는 1조6785억원으로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1046억원으로 성장률이 2.0%에 머물렀다.

라면업체들은 상반기 견조한 매출 성장세에도 불구하고 최근 잇따라 컵라면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농심은 이달부터 용기라면 출고가를 평균 6.0% 인상했다. 라면 가격 인상은 지난해 3월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이번 인상으로 육개장사발면 가격은 1100원에서 1200원으로 오르게 됐다. 오뚜기는 다음 달 7일부터 진라면·열라면·참깨라면 등 컵라면 11개 브랜드 29개 품목을 평균 6.7% 인상할 예정이다.

이들 업체가 내세운 가격 인상 이유는 원가 부담이다. 고환율과 국제유가 변동으로 밀가루, 팜유 등 원재료와 포장재 가격이 오르고 있다는 점이 꼽혔다. 실제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이달 미국 시카코상품거래소(CME)에서 밀가루의 원료인 소맥(HRW) 평균 가격은 톤당 266.31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39.1% 올랐다. 올 들어 평균 가격은 톤당 231.79달러로 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지속됐던 2023년 이후 3년 만에 가장 비싸다.

실적보고서상에서도 비용 부담을 확인할 수 있다. 농심이 상반기에 수입한 소맥의 평균 매입 단가는 톤당 214달러로, 지난해보다 9.2% 올랐다. 팜유는 톤당 1139달러로 같은 기간 9.2% 상승했다. 오뚜기도 대두유, 팜유 등 유지류 수입 단가가 지난해 톤당 1120달러에서 올 상반기 1296달러로 15.7% 급등했다. 삼양식품은 국내 라면 가격을 조정하지 않았지만, 상반기 팜유 도입 비용이 ㎏당 1845원으로 전년보다 3.9%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