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적 폭우로 호우 신고만 약2000건 발생
도로 및 상수관로 파손, 단수·정전 발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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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폭우 피해가 발생한 거세시 옥포동의 한 아파트의 모습. [독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바다에 있던 배가 도로까지 올라왔다. 도시 전체가 물에 잠겼다는 표현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광복절 연휴 3일간 거제·통영을 비롯한 남해안에는 물폭탄 수준의 집중호우가 내리면서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폭우 여파로 발생한 산사태가 인근 아파트 저층을 덮치는가 하면 도로가 유실되고 주요 시설들이 침수되기까지 했다.
이번 연휴기간 내린 비는 기상 관측 이래 1시간 강수량 신기록일 정도로 기록적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0시부터 17일 오후 4시까지 거제시 누적 강수량은 907㎜ 에 이른다. 17일 하루에만 거제시에 600㎜에 가까운 비가 내렸다. 인근 통영시 누적 강수량은 745㎜였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거제시에 발령한 호우경보를 오후 4시를 기해 호우주의보로 대체했지만 여전히 장대비가 내리면서 피해 복구에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
거제에는 이날 오전 1시 32분부터 1시간 동안 124.5㎜의 극한 비가 내렸다. 1972년 1월 24일 거제에서 기상관측을 시작한 후 약 54년 이래 경험해 보지 못했던 최다 강수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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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폭우로 인해 거제시 내 아스팔트 도로가 훼손된 모습. [독자 제공] |
기상청에 따르면 시간당 100㎜ 호우 상황에서는 넘쳐흐르는 물에 도로의 차량이 뜨기 시작하고 대부분의 시설물·건물의 하단이 침수된다.
통영에는 오전 5시 11분부터 1시간 동안 97.4㎜의 비가 왔다. 통영에서 기상관측을 시작(1968년 1월 1일)한 이래 1시간 강수량 기준으로는 신기록이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 15일 광복절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거제 810.2㎜·통영 678.9㎜)을 평년(1991∼2020년 평균) 여름 강수량(거제 935.1㎜·통영 728.8㎜)과 비교해보면, 거제와 통영에는 여름 한철 내릴 비 90%가량이 최근 사흘 동안 집중됐을 정도로 역대급 호우가 발생한 것이다. 인근 사천(삼천포)과 고성에도 광복절 연휴 사흘간 403㎜, 고성 420㎜의 많은 비가 왔다.
기상청은 이를 두고 거제와 통영엔 각각 ‘200년만에 한 번’과 ‘100년만에 한 번’ 나타날 수준으로 비가 거세게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비로 거제를 비롯한 통영·사천·고성 등 경남 다수 지역이 올해 지속된 유례 없는 가뭄 걱정에서는 벗어났지만 폭우라는 수마를 겪으며 또 다른 어려움을 겪게 됐다.
기록적인 호우에 따라 인명,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날 오전 4시 42분께는 거제시 옥포동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토사가 인근 아파트를 덮치는 일이 벌어졌다. 1층 주민 1명이 숨졌고, 다른 2명은 경상을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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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집중호우와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거제시 옥포동 한 아파트에 차량이 파손돼 있다. [연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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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통영시 산양읍 인근 바다에 있던 선박이 폭우에 의해 도로까지 올라와있다. [독자 제공] |
오전 5시 3분께는 통영시 산양읍 곤리도에서 발생한 산사태 여파로 토사가 인근 주택으로 쓸려가면서 한 주민이 하반신이 매몰됐다가 통영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오전 5시 17분께 거제시 양정동 한 아파트에서는 3명이 엘리베이터 침수로 갇혔다가 가까스로 탈출하는 일도 있었다.
오전 9시 23분께 거제시 연초면 오비리 한 도로에서는 토사에 발이 빠져 못 움직이는 시민을 소방대원들이 구출했다. 거제시 동부면의 한 70대 주민은 폭우로 불어난 물이 집안에까지 들이닥치자 창문을 깨고 나오기도 했다.
16일 밤부터 17일 새벽 사이에는 고현동, 수월동, 옥포동, 일운면, 둔덕면 등 거제시 곳곳의 고립된 주택·차량에서 구조를 요청하는 119 신고가 수십건 접수됐다.
거제·통영·사천 등 3개 시군에서는 이번 집중호우로 165명이 주민자치센터·마을회관·경로당 등 대피소로 대피했고 아직도 99명(오전 11시 30분 기준)이 대피소에 남아있다.
역대급 호우에 재산피해 규모도 불어날 전망이다.
거제에서는 건물 내로 물이 차오르는 침수 피해는 물론이고 시내 점포 유리창이 극한호우 여파로 깨지거나 물살에 도로 아스팔트 조각이 떨어져나가기도 했다.
도로 유실 피해로 인해 곳곳이 통행이 금지된 상태다. 현재까지 도가 파악한 포트홀 등 도로 피해 현황은 거제·통영·고성을 비롯한 6개 시군 12건인데, 향후 더 늘어날 수 있다.
거제시청에 따르면 오후 2시 25분 기준 옥포동 거제소방서 맞은편 선명빌라 진입로를 비롯해 25개소가 현재 도로가 통제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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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거제시의 한 체육시설이 침수된 모습. [독자 제공] |
거제와 통영, 고성에서는 주요 도로와 터미널이 침수된 탓에 시내버스·시외버스, 택시 일부가 운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학교, 체육시설 등 곳곳에서도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단수, 정전 등 생활상의 불편까지 더해졌다.
거제시는 17일 오전 9시 59분께 “거제면, 둔덕면 일원 상수관로 파손으로 오는 18일 오후까지 단수가 예상됨을 알려드린다”는 내용의 안내 문자를 발송했다.
광복절 연휴에 내린 폭우로 둔덕면 상수관로는 2곳 등이 파손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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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폭우의 여파로 거제시 장평동에 주차돼 있던 차량들이 물에 잠겨 있다. [독자 제공] |
한국전력 경남본부 등에 따르면 이날 거제지역 2100여세대에서 정전이 발생해 약 1200세대가 복구 완료된 상태다. 아직 연초면과 문동동 일대 800여세대는 복구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시 수양동 한 아파트에서도 아파트 자체 전기실이 침수되면서 대규모 정전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청은 지난 12∼15일 나흘간 경남 가뭄을 지원하는 국가소방동원령에 이어 17일 또다시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한 상태다. 경남소방 인력 361명과 국가소방동원령에 따른 지원인력 26명 등 총 387명과 장비 84대, 중앙119구조본부 인력 47명과 장비 13대가 현재 투입됐다.
이날 낮까지 극한호우로 거제시, 통영시에서 접수된 집중호우 관련 신고는 거제시 1634건, 통영시 313건 등 1947건으로 파악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