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스 등 물밑 중재·찰리 커크 추모식 거쳐 관계 회복
월 1회꼴 국제정세 통화…공화당 의회 수성, 이해관계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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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5월 중국 베이징 수도공항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AFP] |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나 없었으면 (트럼프 대통령은) 낙선했다. 정말 배은망덕하다.”, “머스크 기업들의 정부 계약을 취소하겠다.”
불과 1년 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로를 향해 쏟아낸 말이다. ‘세기의 브로맨스’가 끝난 듯했던 두 사람이 다시 손을 잡고 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머스크가 최소 1억달러(약 1414억원)를 투입해 공화당을 지원하기로 하면서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공화당이 의회 장악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유권자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에 최소 1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보여주는 장면은 지난 5월 중국으로 향하는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포착됐다. 머스크는 트럼프에게 미국 내 신규 공장 건설 계획을 설명했고, 트럼프는 최근 본 우주발사 영상을 화제로 꺼내며 머스크의 어린 아들 안부까지 물었다. 머스크 역시 백악관 참모들과 2024년 대선에 참여했던 일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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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5월 백악관 집무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AP] |
현재 두 사람은 대략 한 달에 한 번씩 통화하며 인공지능(AI)과 중국, 국제 정세 등을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 머스크는 연방정부 규모를 축소하는 정부효율부(DOGE)를 이끌며 백악관에 입성했다. 그러나 파격적인 업무 방식과 대규모 예산 삭감 등을 둘러싸고 내각의 불만이 쌓였고, 지난해 6월 갈등이 공개적으로 폭발했다.
머스크는 엑스(X·옛 트위터)에 “이제 진짜 큰 폭탄을 터뜨릴 시간”이라며 트럼프가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파일에 등장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도 트루스소셜을 통해 머스크 기업들의 정부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맞섰다.
머스크는 트럼프의 핵심 감세·지출 법안을 “역겨운 혐오물”이라고 비난한 데 이어 “내가 없었다면 트럼프는 선거에서 졌을 것”이라며 “정말 배은망덕하다”고 쏘아붙였다. 머스크는 2024년 트럼프 재선을 위해 약 3억달러를 쏟아부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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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AFP] |
그러나 공개 충돌 직후부터 물밑에서는 ‘브로맨스 복원 작전’이 시작됐다. JD 밴스 부통령과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머스크에게 접촉했고, 이튿주 머스크가 트럼프에게 직접 전화하면서 대화의 물꼬를 텄다. 머스크는 이후 자신의 일부 발언이 지나쳤다며 공개적으로 후회한다는 뜻도 밝혔다.
밴스는 이후에도 머스크 측과 소통하며 연결고리를 유지했다. 스페이스X가 미국 국방과 국가안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하면 행정부가 머스크와 완전히 결별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이유도 있었다. 실제 두 사람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당시 머스크가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 지원 중단을 위협하자 미 항공우주국(NASA) 내부에서 상당한 동요가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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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해 9월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찰리 커크의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AP] |
예상치 못한 비극도 화해를 앞당겼다. 생전 두 사람의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던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지난해 9월 암살된 것이다. 애리조나주에서 열린 추모식에 나란히 참석한 트럼프와 머스크는 짧은 대화를 나눴고, 머스크가 떠날 때 트럼프는 그의 팔꿈치를 가볍게 두드렸다. 머스크는 이날 두 사람이 대화하는 사진과 함께 “찰리를 위해”라는 글을 X에 올렸다.
결국 두 사람을 다시 묶은 것은 정치적 이해관계이기도 하다. WSJ은 “민주당이 중간선거에서 의회를 장악할 경우 트럼프와 가족을 겨냥한 각종 조사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으며, 막대한 정부 계약에 의존하는 머스크 역시 표적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는 2024년 트럼프 지원을 위해 만든 정치활동위원회(PAC) ‘아메리카 PAC’을 통해 이번 중간선거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다만 과거처럼 정치 전면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는 지난달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정치에 조금 지나치게 깊이 관여했던 것 같다”며 “솔직히 좀 지나쳤다”고 돌아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