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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하영과 ‘친일파 스캐너’ 사이트. [연합·친일파 스캐너 사이트 캡처]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배우 하영(본명 안하영)의 증조부 친일 행적 논란이 확산하면서 성씨와 본관을 검색해 자신의 뿌리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사이트들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17일 IT업계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최근 개인 개발자가 제작한 ‘친일파 스캐너’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이용자가 ‘김해 김씨’, ‘전주 이씨’ 등 성씨와 본관을 입력하면 해당 본관에 속하는 독립유공자와 친일반민족행위자의 명단을 나란히 보여준다.
데이터베이스는 국가보훈부 공훈전자사료관의 독립유공자 공적 정보 1만9059명과 독립기념관 한국독립운동인명사전,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가 결정한 친일반민족행위자 1006명의 명단 등 공개된 기록을 바탕으로 구축됐다. 여기에 위키데이터와 위키백과 등의 본관 정보를 활용해 결과를 제공한다.
실제로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배우 하영의 본관인 ‘순흥 안씨’를 검색하면 도산 안창호 선생과 안중근 의사 등 독립유공자 25명이 표시된다. 반면 친일반민족행위자로는 하영의 증조부로 알려진 안상호와 안석주,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 등 3명이 조회된다.
성씨와 본관 정보를 제공하는 ‘뿌리를 찾아서’ 사이트에도 접속자가 몰렸다. 이 사이트에서는 성씨와 본관을 입력하면 해당 성씨의 유래와 역사, 주요 인물 등을 확인할 수 있는데, 최근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한때 접속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네이버 데이터랩에 따르면 지난 13일 ‘조상 찾기’ 검색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배 증가했으며, ‘친일인명사전’에 대한 검색량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에서는 자신의 성씨와 본관을 직접 검색한 후기도 이어지고 있다. ‘친일파 스캐너’ 이용자들은 SNS에 검색 결과를 공유하며 “마음 졸이며 검색했는데 다행히 친일 인사는 없다”, “씁쓸하지만 역사적 사실을 바로 아는 계기가 됐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처럼 ‘뿌리 찾기’에 대한 관심이 커진 데에는 최근 하영의 가족사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영은 이달 초 KBS2 ‘옥탑방의 문제아들’에 출연해 증조부부터 할아버지, 아버지와 언니까지 의사인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후 하영의 증조부가 의사 안상호라는 사실과 함께 그가 일제강점기 친일 단체인 대정친목회 평의원으로 활동한 이력 등이 드러나며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하영 소속사는 관련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지만, 이후 하영이 직접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경솔하게 언급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편 같은 성씨와 본관을 사용한다는 이유만으로 특정 인물과 혈연관계가 있다고 단정해서는 안 되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친일파 스캐너’ 측은 같은 본관이 직계 혈연관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하나의 본관에 수십만 명 이상의 구성원이 있을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아울러 조상의 과거 행적을 후손 개인의 책임으로 연결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개발사 측은 “헌법상 연좌제 금지 취지에 따라 조상의 과거 행적이 후손 개인의 법적·도덕적 책임으로 귀결되지는 않는다”고 명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