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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생 10명 중 4명이 스마트기기 사용을 스스로 멈추는 것이 어렵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진은 초등학생들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모습. [챗GPT를 통해 제작] |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올해 1학기부터 전국 초·중·고교 수업 시간에 학생들의 스마트폰 사용이 원칙적으로 금지됐으나 법이 정한 것은 ‘수업 중’뿐이기에 학교 현장의 고민은 오히려 깊어지고 있다.
등교 직후 스마트폰을 걷을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는 허용할지 등 세부적인 규제 방식은 학교가 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교에선 여분의 휴대전화인 ‘공폰’(여분의 스마트폰)을 제출하고 실제 스마트폰은 따로 갖고 몰래 사용한다거나, 교육용 태블릿의 사용 제한을 우회하는 사례도 나온다.
학교마다 기준이 다른 가운데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2학기부터 수업시간을 넘어 학교생활 전반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정책에 나선다. 경기·강원 등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까지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하는 ‘폰 프리’ 정책을 추진하고 서울은 일괄 금지보다는 학생·교원·학부모가 참여해 학교별 규칙을 만드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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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어린이가 지난달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즐기고 있다.[게티이미지] |
16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일선 초·중·고교가 오는 31일까지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과 관련한 내용을 학칙이나 학생생활규정 등에 반영하도록 안내했다. 교육부는 다음달 전국 희망학교 200곳에서 ‘스마트폰 없는 학교’를 시범 운영하고 내년에는 400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난해 8월 국회를 통과한 개정 초·중등교육법이 지난 3월 시행되면서 학생들의 수업 중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은 원칙적으로 금지됐다. 다만 현장에서는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할지, 쉬는 시간과 점심시간에도 사용을 제한할지 등은 법에서 정하지 않고 학교별 학칙에 맡겼다.
교육부 관계자는 “그동안 수업 시간 외 스마트기기 규제는 학교 자율로 맡겨지면서 학교마다 차이가 컸다”며 “개정 초·중등교육법 시행에 맞춰 학교별 규정을 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17개 시도교육청은 각각 상황에 맞는 규정을 만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말까지 교육활동과 관계없는 휴대전화 사용을 사실상 전면 제한하는 ‘폰 프리 스쿨’ 300곳을 지정한다.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대신 독서와 문화·예술, 스포츠 활동 등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강원도교육청도 다음 달부터 초·중·고교 10곳과 유치원 3곳에서 ‘스마트폰 청정학교’를 시범 운영한다. 수업뿐 아니라 쉬는 시간과 통학차량 대기시간 등에도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내년에는 인터넷 기능을 차단하고 통화·문자·위치확인 기능만 가능한 ‘청정폰’ 1만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대구시교육청과 전북도교육청도 2학기부터 유사한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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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초·중·고교 1311곳 가운데 학생의 스마트폰 소지는 허용하되 별도 수거 없이 수업 중 사용만 금지하는 학교가 872곳(66.5%)으로 가장 많았다. [서울시교육청 제공·챗gpt로 제작] |
서울시교육청은 전날 서울 용산구 본청에서 학생과 교원, 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관련 대토론회’를 열고 전면 수거와 자율 규제, 대안 기기 활용 등을 논의했다. 서울 초·중·고교 1311곳 가운데 학생의 스마트폰 소지는 허용하되 별도 수거 없이 수업 중 사용만 금지하는 학교가 872곳(66.5%)으로 가장 많았다. 수업 전 휴대전화를 일괄 수거하는 학교는 378곳(28.8%), 수업시간에만 수거하는 학교는 36곳(2.8%)이었다.
토론회에서는 규제 수준을 놓고 학생과 교사, 학부모의 의견이 엇갈렸다. 최온우 잠신고 학생은 “태블릿PC와 노트북처럼 수업과 자율학습에 활용되는 기기까지 일괄적으로 제한하면 오히려 학습권을 침해할 수 있다”며 실제 사용 목적에 따라 규제를 달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강우 서일중 학생도 학생 스스로 사용 시간을 조절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반면 이호욱 방학중 교사는 “교사들이 수업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몰래 스마트기기를 사용하는 학생을 적발하고 실랑이하는 데 소모하게 된다”며 “적어도 학교에서는 학생과 스마트기기를 물리적으로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척고 학부모 서동규씨도 교내 스마트기기 전면 수거에 찬성하면서도 긴급 연락이나 교육활동에는 예외를 둘 필요가 있다고 했다.
서울교육청은 특정 규제 방식을 일괄 적용하기보다 학교 구성원 합의를 통해 학생생활규정을 만드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스마트폰 사용 제한 등 학생생활규정 제·개정 과정에 민주적 협의가 학교 문화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교실 내 스마트폰 규제가 확대되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2월 교내 휴대폰 사용을 전면 제한한 A고등학교에 대해 “학생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며 생활규정 시정을 권고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