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에 출구전략 막혀…CNN “전쟁 이전 ‘원상 복구’ 그칠 수도”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P연합] |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당초 제시했던 목표를 갈수록 축소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 CNN방송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전에서 내세웠던 강경한 목표들이 전쟁 장기화와 함께 눈에 띄게 쪼그라들고 있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 초기 이란의 완전한 항복, 정권 교체, 핵무기 영구 차단, 중동 내 이란 대리세력 지원 중단 등을 목표로 내세웠다.
하지만 6월 중순 성사된 종전 양해각서(MOU)가 다시 물거품이 되고 전쟁이 사실상 6개월 가까이 장기화하자 이 같은 목표는 두드러지게 축소됐다는 것이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의 최근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당초 목표보다 훨씬 낮은 수준에서 전쟁을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신호로 풀이된다고 CNN은 짚었다.
밴스 대통령은 지난 1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 방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첫 번째 목표는 미국 국민들을 위해 석유와 가스 가격을 낮게 유지하는 것”이라며 “두 번째 목표는 이란이 절대로 핵무기를 갖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가 안정’을 ‘비핵화’보다 앞선 1순위 목표로 꼽은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에 대해 “두 목표 모두 대통령에게 동등하게 중요하다”고 수습에 나섰으나, 개전 이후 줄곧 ‘이란의 핵무기 차단’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해 온 백악관의 기조와는 온도 차가 뚜렷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5월 미국 국민들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전쟁을 해결할 것인지 묻는 말에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비핵화가 최우선임을 분명히 한 바 있다.
CNN은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 유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강조하기 시작한 것은 개전 초기의 거창한 목표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에서 전쟁을 매듭짓기 위해 목표치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고 해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최근 들어 이란이 농축 우라늄을 넘겨야 한다는 요구를 고집하기보다는 “이란의 핵 프로그램에 충분한 타격을 입혔고, 핵물질은 너무 깊이 묻혀 있다”거나 “우주에서 감시하면 된다”며 요구 수위를 낮추는 듯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이란이 봉쇄해버린 호르무즈 해협은 이번 전쟁 이전에는 개방돼 있었던 만큼 에너지 가격 안정이라는 목표는 사실상 ‘전쟁 이전으로 원상 복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전쟁 이전 상태로의 복귀에 만족한다면 이번 전쟁이 거둔 실질적인 성과가 거의 없음을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될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