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 불발에 자금 마련 시간 벌려 재상고…하루 1.3억 지연이자 일단 모면
‘분할 비율에 주가 상승 반영’ 판단 불복한 듯…인지대만 수십억대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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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왼쪽)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게 재산분할금 9440억원 가운데 일부를 주식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노 관장측이 전액 현금 지급을 고수하면서 합의가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측이 막판에 재산분할 파기환송심 판결에 불복한 배경 중 하나로 구체적인 지급방식을 둘러싼 양측의 입장차가 컸다는 것이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당초 지난달 24일 나온 파기환송심 판결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방안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9년 넘게 이어온 소송전을 마무리하겠다는 의중이 컸다는 얘기다.
하지만 재상고 기한인 지난 14일까지 약 3주 안에 현금 9440억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난관에 부닥쳤다고 한다.
최 회장은 SK 주식 일부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그룹 대주주가 단기간에 많은 주식을 처분할 경우 주가와 그룹 지배구조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최 회장 측은 노 관장 측에 현금과 주식을 섞어 재산분할금을 지급하는 방식을 제안했다고 한다.
만약 주가가 내려가면 그 차액을 최 회장 측이 보전하되, 주가가 올라도 상승분을 따로 요구하진 않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노 관장 측은 파기환송심 판결의 주문 내용 그대로 전액 현금만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이에 최 회장의 대리인단은 지난 14일 오후 입장문을 내 재상고 사실을 알렸다. 재상고로 판결확정이 미뤄짐에 따라 최 회장 측은 일단 지연이자(판결 확정 다음날 부터 연 5%의 지연이자) 부담을 피하고 현금 마련을 포함한 지급방식을 추가로 검토할 시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재상고에 따른 인지대 등 비용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선 최 회장이 9440억원 전액에 불복할 경우 재상고에 따른 인지대(일종의 소송 수수료)만 수십억원대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 회장 측은 재상고심에서 파기환송심 판결의 재산분할 비율과 액수 산정에 법리 오해가 있다는 주장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파기환송심은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의 가격 산정 기준 시점을 이혼소송 사실심(항소심) 변론 종결일인 2024년 4월 16일로 정했다.
파기환송심 변론 종결일인 지난 6월 26일을 기준으로 산정해야 한다는 노 관장의 주장을 배척했지만, 두 시점 사이 주가가 16만원에서 85만8000원으로 5배 넘게 급등한 사정을 재산분할 비율 산정에 반영했다. 노 관장이 SK그룹의 성장과 기업 가치 상승에 일부 기여했다고 인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렇게 정해진 재산분할 비율은 노 관장 33.3%, 최 회장 66.6%다. 노 관장의 경우 항소심이 정한 비율(35%) 대비 불과 1.7%가량 낮은 수준이다.
반면, 최 회장 측으로선 기준 시점 이후 주가 변동 상황을 분할 비율에 반영한 것은 모순이라고 주장할 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파기환송심 변론종결일 대비 SK 주가가 최근 50만원대로 30% 넘게 급락한 점 역시 부각할 것으로 관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