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8명 “정규직-기간제 차별 존재”…66%는 “출산·육아 휴직 권리조차 행사 못 해”

직장갑질119·글로벌리서치 설문…임시직(84.6%)·50대(86.5%)서 차별 체감도 최고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리는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세종대로사거리에서 우산을 쓴 출근길 시민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직장인 10명 가운데 8명은 고용 형태에 따른 정규직과 기간제 노동자 사이의 불평등과 차별이 심각하다고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동 시민 단체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 기관 글로벌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6월 1일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80.4%가 ‘기간제와 정규직 노동자 간 차별이 존재한다’고 응답했다고 16일 밝혔다.

고용 형태별로는 임시직 노동자(84.6%) 계층에서 차별을 호소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50대(86.5%)가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연령별 응답 분포를 살펴보면 20대 72.1%, 30대 78.2%, 40대 79.8% 순으로 집계돼 사회생활 경력이 쌓이고 연령이 높아질수록 격차를 뚜렷하게 인식하는 경향을 드러냈다.

정부가 격차 완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공정 수당’의 실효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선이 우세했다. 해당 제도가 임금 차별을 해소할 수 있다고 보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에 가까운 48.4%가 ‘해소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본적인 법적 권리 행사조차 제약받고 있다는 실태도 드러났다. 기간제 노동자가 출산 휴가나 육아 휴직, 직장 내 괴롭힘 신고 등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지를 묻자 응답자의 65.6%가 ‘없다’고 답했다. 노동조합 설립이나 가입의 자유가 보장되는지에 대해서도 64.2%가 ‘그렇지 않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일하는 사람 3명 중 2명꼴로 법정 기본권 행사조차 가로막혀 있다고 판단한 셈이다.

이러한 부정 평가는 여성 근로자, 고용 취약층, 소규모 영세 사업장, 저임금 노동자, 노조 미가입자, 고령층일수록 더욱 두드러졌다.

단체 측에 접수된 실제 피해 제보에서도 고용 불안을 악용한 폭언과 권리 침해가 잇따랐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외모와 학벌을 비하하며 “평생 계약직 할 거냐, 재계약 안 하겠다”고 위협하거나, 출산 휴가 신청을 거부하고 근로 계약서조차 교부하지 않는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직장갑질119는 “기간제 차별은 단순한 임금 격차 문제가 아닌, 노동자가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기 어렵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라며 “기간제 노동자의 사용 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메가특구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법’(메가특구특별법)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