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의 ‘2000만원 배상’ 파기환송…“API는 독자적 보호 성과로 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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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서초구 대법원. [연합] |
[헤럴드경제=김해솔 기자] 입시 정보 업체 진학사와 스타트업 텐덤이 ‘대학 리뷰 서비스’ 개발을 둘러싸고 벌인 법적 분쟁에서 진학사의 부정 경쟁 행위를 인정했던 2심 판결이 대법원에서 뒤집혔다. 성과 도용 여부에 대한 증명 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는 원칙이 재확인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최근 진학사가 텐덤을 상대로 낸 채무 부존재 확인 청구 소송과 텐덤이 진학사를 상대로 낸 부정 경쟁 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반소에서 원심판결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학 평가 플랫폼 ‘애드캠퍼스’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텐덤은 지난 2018년 진학사와 대학 리뷰 서비스 개발을 위한 업무 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진학사가 이듬해 사전 협의 없이 자체 플랫폼 ‘캠퍼스리뷰’를 선보이자 양측의 갈등이 촉발됐다.
텐덤은 진학사가 자사의 재학생 리뷰 데이터와 데이터 조회를 위한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무단 유용했다며 2020년 특허청에 부정 경쟁 행위로 신고했다. 특허청은 2021년 진학사의 데이터 무단 사용을 인정하며 사용료 지급을 권고했으나, 진학사가 이에 불복해 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텐덤 역시 맞소송(반소)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하급심의 판단은 엇갈렸다. 1심은 텐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진학사의 배상 채무가 없다고 판결했으나, 2심은 진학사가 텐덤의 리뷰 데이터와 API를 무단 사용한 점이 인정된다며 텐덤에 2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텐덤의 리뷰 데이터 자체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상당한 투자나 노력으로 만들어진 성과’에 해당한다고 인정하면서도, API는 동종 업계에서 통상적으로 활용되는 표준 요소에 불과해 법적 보호 대상인 성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법원은 성과 무단 사용에 대한 입증 책임을 엄격하게 적용했다. 대법원은 텐덤이 보유한 다량의 리뷰 데이터 중 실제로 진학사의 서비스에 도용된 단 하나의 구체적 사례나 증거도 제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진학사는 서비스 출시 후 4차례 자체 이벤트를 진행해 경품을 지급하며 리뷰 데이터를 독자적으로 수집했다는 증거를 제출한 점을 짚었다.
아울러 진학사가 텐덤과의 협업 이전부터 인터넷 강의 리뷰 등 유사 서비스를 운영하며 기술력과 데이터 처리 노하우를 축적해 온 점도 판단 근거로 삼았다.
대법원은 부정경쟁방지법상 타인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했는지에 대한 증명 책임은 도용을 주장하는 당사자에게 있다는 기존 법리를 명확히 하며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