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능력 장기 月 50만장 목표…삼전닉스 넘봐
삼성도 채택한 하이브리드 본딩 특허 두각
IPO·대규모 증설·기업용 SSD 진출까지
업계 “CXMT보다 위협적” 평가
‘칩칩팹팹(Chip Chip Fab Fab)’은 AI 시대를 움직이는 반도체 산업을 쉽고 깊이 있게 풀어내는 연재입니다. AI 혁명의 핵심인 ‘칩(Chip)’과 이를 만드는 ‘팹(Fab)’을 잇는 이름으로, ‘칙칙폭폭’ 달리는 기차처럼 반도체 산업의 쉼 없는 진보를 담은 표현이기도 합니다. 복잡한 기술은 쉽게, 뉴스 이면의 이야기와 산업의 흐름은 깊이 있게 전하며, AI 시대를 이끄는 반도체의 현재와 미래를 독자들과 함께 읽어갑니다.
![]() |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안녕하세요. 칩칩팹팹. 오늘은 낸드 얘기를 해볼까합니다.
불과 2주 전 중국의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글로벌 D램 시장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뒤를 이은 점유율 4위를 기록했다고 전해드린 적 있는데요. (참고 기사: SK하이닉스·마이크론 D램 점유율, 1%p 차로 좁혀져…CXMT도 1년새 두배)
오늘은 낸드 시장에서 파란을 일으키고 있는 중국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의 놀라운 성장세에 대해 얘기해보려 합니다.
![]() |
| 2026년 2분기 낸드 출하량 시장점유율.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제공] |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 13일 2분기 낸드 출하량 시장점유율을 공개했습니다. 삼성전자가 점유율 25%로 1위, SK하이닉스가 13%, 하이닉스의 자회사 솔리다임이 9%로 총합 22%를 차지하며 2위를 지켰습니다.
하지만 그 뒤로는 희비가 엇갈립니다. YMTC가 점유율 14%로 처음 3위에 올라서며 키옥시아(14%)를 근소한 차이로 제쳤습니다. 마이크론은 13%, 샌디스크는 11%에 그쳤습니다.
YMTC는 전년 동기 대비 22%, 전분기 대비 5%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과시했습니다. 한국 기업들의 메모리 공급부족이 기회가 됐습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삼성전자는 생산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 수익성 높은 D램 우선 생산하면서 낸드 출하량이 줄었다”라며 “YMTC가 공급 부족의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습니다.
![]() |
| 최근 8개 분기 낸드 매출 점유율 추이. 자료 출처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챗GPT로 제작] |
카운터포인트의 분기별 낸드 매출 점유율 추이를 봐도 삼성전자의 몫을(2024년 2분기 35%→2026년 1분기 29%) YMTC가 그대로 가져가고 있는 것을(같은 기간 6%→13%)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다만 YMTC의 수익성이 아직 높진 않습니다. AI 시장이 학습에서 추론 중심으로 바뀌면서 낸드 시장에서 가장 돈이 되는 제품은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eSSD)입니다. 그러나 YMTC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범용 PC·모바일용 낸드를 주력으로 생산합니다. 많이 파는 것에 비해 돈은 못 벌고 있는거죠.
실제 매출 기준으로 보면 삼성전자·SK하이닉스·키옥시아·마이크론에 이은 5위 수준입니다. 하지만 전체 낸드 시장의 출하량 중 eSSD가 48%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YMTC가 PC·모바일용 낸드만으로도 14%를 점유했으니 그 성장세가 놀랍습니다.
![]() |
| 중국 우한에 있는 낸드플래시 기업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공장. [YMTC 홈페이지] |
증설 속도도 무섭습니다. 중국 우한에 세 번째 낸드 공장을 짓고 있는데, 연말 가동을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돌입한다고 합니다. 지난 4월 두 개의 공장을 추가로 건설할 것이란 소식도 들렸습니다. 세 공장이 각각 10만장씩, 총 30만장의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단숨에 갖추게 되는 것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낸드 웨이퍼 생산량은 월평균 약 39만장, SK하이닉스는 솔리다임까지 합쳐 약 24만장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삼성전자는 평택에 새로 짓고 있는 P5라인 일부를 낸드용으로 구축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청주에 신규 낸드 팹 M17을 짓기로 했습니다. YMTC의 증설 계획이 계획대로 진행되면 월 생산능력은 50만장에 달합니다. 어마어마한 규모죠.
YMTC는 기업가치 1조위안(약 209조5266억원)을 목표로 기업공개(IPO)까지 준비 중입니다. 대규모 증설을 뒷받침할 현금까지 마련하겠다는 계획입니다.
최근 상장한 CXMT는 IPO 당시 기업가치가 약 5800억위안(약 121조5254억원) 수준이었고, 상장 이후 주가가 급등해 13일 기준 시가총액이 약 3조5400억위안(약 741조7241억원)까지 불어났습니다. 알리바바, 텐센트 등을 뛰어넘으며 중국 상장사 시총 1위를 기록했습니다.
CXMT는 메모리 3사보다 기술력이 떨어진다고 평가받지만 시가총액은 삼성전자의 약 47%, SK하이닉스의 약 64% 수준으로 바짝 추격 중입니다. 그런데...YMTC는 기술력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못지 않습니다.
![]() |
| YMTC가 기업용 eSSD 제품을 새롭게 출시했다. 삼성전자 기업용 eSSD 낸드(PM1753)와 스펙이 거의 비슷하다. [YMTC 홈페이지 캡처] |
얼마 전에 만난 메모리 투톱 중 한 곳의 고위 임원이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진짜 문제는 CXMT가 아니라 YMTC”라며 “CXMT의 경우 국내 기업과 HBM 기술력이 3년 정도 차이가 있지만 낸드는 D램에 비해 기술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 현재 YMTC는 기술력과 캐파(capa·생산능력) 측면에서 CXMT보다 앞서가고 있는 수준”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적인 메모리 기술 콘퍼런스인 FMS 2026에서 차세대 낸드를 선보였습니다. 삼성전자는 V10(10세대) BV(본딩 버티컬)-낸드로 400단 이상을 쌓았구요. SK하이닉스는 10세대 4D 낸드플래시를 선보이며 375단을 쌓았습니다.
![]() |
YMTC는 지난해 FMS 2025에서 약 294단 낸드를 선보였습니다. 단수로 보면 우리 메모리 기업이 한 수 위인거 같지만, YMTC는 엑스태킹(Xtacking)이라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메모리 셀과 주변회로를 각각 별도 웨이퍼에서 만든 뒤 웨이퍼-투-웨이퍼(W2W)로 직접 붙이는, ‘하이브리드 본딩’으로 결합하는 3D 낸드 기술입니다. YMTC는 일찍이 이 기술을 사용하면서 면적 효율을 끌어올렸죠.
삼성전자는 최신 낸드부터 이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지난해 YMTC로부터 ‘하이브리드 본딩’ 특허를 대여하기도 했습니다. 400단 이상부터는 기술 난도가 올라가기 때문이죠.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2분기 콘퍼런스 콜에서 “본딩과 3스택(3-stack) 기술을 적용한 10세대 V낸드를 오는 8월부터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YMTC 특허를 써서 낸드를 만들기 시작한 겁니다.
![]() |
| YMTC, 삼성, SK하이닉스의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관련 특허 공개 추이 [노우메이드(KnowMade)의 2024년 9월 하이브리드 본딩 특허 현황 보고서] |
이미 YMTC는 엑스태킹 기술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앞서가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반도체·첨단기술 특허 분석 전문업체인 노우메이드(Knowmade)에 따르면 하이브리드 본딩 관련 YMTC는 119건(2017~2024년 1월), 삼성전자는 83건(2015~2023년), SK하이닉스는 11건(2020~2023년)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게다가 YMTC는 올해 하반기 eSSD 중심으로 제품 구성을 전환해 수익성과 점유율,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고 하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지난 1월 낸드 보고서를 내면서 YMTC에 대해 “상당한(Significant) 점유율 성장이 있을 것”으로 봤습니다.
특히 서버용 낸드 시장 진출 및 IPO를 통해 장기적으로 글로벌 주요 업체로 자리잡을 것으로 내다봤죠. YMTC의 엑스태킹이 차세대 핵심 기술이 될 것이라는 점에서 YMTC는 더 이상 후발주자가 아닌 낸드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게임 체인저로 보여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