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용산공원 개발 강행 시 드러누워서라도 막을 것
국제업무지구, 주택 비중 높아지면 국제업무 기능 약화
갈등, 능동적 관여…거침없이 개발사업 진행
‘미래를 여는 매력도시 용산’ 이뤄 구민 자부심 키울 것”
![]() |
| 김경대 서울 용산구청장이 12일 오후 용산구청에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 용산공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유산”이라며 “드러누워서라도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윤창빈 기자 |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30대 초반 젊은 나이에 정치에 뛰어든 김경대 서울 용산구청장은 용산에서만 세 차례 구의원을 역임한 뒤 세 번의 도전 끝에 이번 민선 9기 구청장에 당선됐다. 누구보다 용산의 발전 모습을 지켜봤던 김 구청장은 용산의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특히 최근 쟁점이 되는 정부의 용산어린이정원 개발 계획에 대해서는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 용산공원 전체는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유산”이라며 “길거리에 드러누워서라도 반드시 막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인터뷰 이후인 14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주택 공급 방안과 관련해 “용산공원 전체를 고민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헤럴드경제는 12일 오후 용산구청 내 집무실에서 김 구청장을 만나 용산공원에 대한 입장과 변화할 용산의 미래 모습에 대해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3선 구의원을 거쳐 구청장에 당선된 소감은.
▶구의원과 구청장은 모두 구민의 행복과 지역발전을 위해 일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다만 구의원이 주민의 목소리를 듣고 정책을 제안하는 역할이라면, 구청장은 그 정책을 직접 계획하고 집행하며 결과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점에서 책임의 무게가 다르다고 느낀다. 곧 있을 추경 편성, 다양한 사업 추진, 재난 대응까지 모든 결정이 구민의 삶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하루하루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한다. 의정활동을 하며 주민들에게 들었던 민원과 취임 후 현장에서 접한 목소리를 비교해 보면 크게 다르지 않다. 개발을 더 속도감 있게 추진해 달라는 기대와 함께 교통, 주차, 교육, 안전 등 생활 불편을 해결해 달라는 요구가 가장 컸다. 이제는 그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성과로 보여드리겠다.
-정부가 부동산 대책에서 용산공원을 주택 공급지로 검토한다는 계획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용산공원은 왜 안 되나.
▶이건 ‘왜’의 문제가 아니라 ‘명제’라고 생각한다. 이곳이 역사적으로 보면 청나라 군대가 주둔하다 청일전쟁 이후 일본군이 주둔했고 해방 이후 미군이 들어왔다. 그렇게 120년 만에 우리의 품으로 돌아온 곳이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으로 이곳은 온전히 공원으로만 조성하는 걸로 사회적인 합의가 다 이뤄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동의를 한 사항이다. 그런데 갑자기 최근 공원에 주택(아파트)을 짓겠다는 것이다. 미래 세대에 물려줘야 할 공간의 개발 밀도를 높이거나 주거 기능을 확대한다면 공원 본연의 가치와 공공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 용산공원의 가치는 얼마나 많은 주택을 공급하느냐가 아니라 역사·문화·생태가 공존하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국가공원을 어떻게 완성하느냐에 있다. 정부가 용산공원 개발을 강행한다면 길거리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아내겠다. 이건 용산 주민만의 문제가 아닌 서울시민 나아가 전 국민의 문제일 수 있다. 후손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의무다.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해서도 정부 안에 반대하고 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역시 같은 맥락이다. 주택공급의 필요성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공급하느냐가 중요하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애초부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중심지를 목표로 계획된 국가적 전략 공간이다. 업무·상업·문화·주거 기능이 적절한 균형을 이뤄야 하는데 주택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국제업무 기능이 약화되고, 교통, 학교 등 기반시설에도 상당한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한 번 결정된 도시계획은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인 주택공급 목표보다 용산과 서울의 장기적 경쟁력을 우선해서 판단해야 한다. 용산구는 그동안 ‘6000호 원안’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밝혀 왔다. 앞으로도 서울시, 국토부 등 관계기관 간 협의 과정을 면밀히 살피면서 구민의 뜻과 현장의 목소리가 의사결정 과정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
![]() |
| 김경대 서울 용산구청장이 12일 오후 용산구청 내 집무실서 헤럴드경제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용산어린이정원을 포함, 용산공원은 미래 세대를 위해 지켜야 할 유산”이라며 “드러누워서라도 (주택이 공급되는 것을) 막겠다”고 했다. 윤창빈 기자 |
-임기 중 반드시 성과를 내고 싶은 대표 정책이 있다면.
▶한 가지만 꼽으라면 ‘거침없는 용산 개발’이다. 여기에는 속도와 방향성, 다 포함돼 있다. 현재 용산에서는 91개의 개발사업이 진행 중이지만 많이 답보돼 있었다. 그래서 ‘거침없이’라는 표현을 썼다. 용산은 대형 국책사업과 주거환경 정비 등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앞으로 수십 년간 다시 도약의 발판을 잡기 어렵다. 전 개발사업에 있어 관(官)이 수동적으로 하지 않고 능동적으로 해야 한다고 본다. 주민들 간 갈등을 지켜만 보지 않고 갈등을 풀려는 노력을 하려 한다. 그래야 조금이라도 사업이 빨라지지 않겠나. 과도한 개입은 안되겠지만 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적극적으로 중재를 해서 사업을 끌고 갈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용산개발신속추진단’을 구성했고 갈등관리조정관도 위촉했다. 다만 제가 말하는 거침없는 개발은 속도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개발의 혜택이 특정 지역에만 머물지 않고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뎠던 지역까지 함께 확산하고 생활 인프라 확충과 안전도 함께 갖춰질 때 비로소 성공적인 개발이라고 생각한다.
-구민들은 민선 9기를 통해 어떤 변화를 체감할 수 있을까.
▶개발사업과 같은 하드웨어적인 변화는 쉽게 나타나기 쉽지 않다. 최소 몇 년이 걸린다. 소프트웨어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게 하겠다. 그동안 주민의 참여는 통반장이나 직능단체와 같이 일부 오피니언 리더들만 참여했다. 네 편, 내 편 가르지 않고 모든 구민이 어우러져서 구 활동에 참여하도록 만들고 싶다. 행정에도 이런 부분을 적용하겠다. 직원들 간 경직된 조직 문화를 바꾸려 한다. 구청장을 꼭짓점으로 아래로 내려가게만 하는 건 맞지 않다고 본다. 강한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조직은 결코 건강한 조직이 될 수 없다. 일을 함에 있어 위계는 있어야겠지만 직급이나 직위가 아니라 원칙과 상식이 존중받는 조직문화를 만들고 싶다. 서로 존중하고 신뢰하는 조직에서 좋은 행정이 나오고 그 결과는 결국 구민들이 체감하는 행정서비스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이와 함께 ‘미래를 여는 매력도시 용산’을 민선 9기 슬로건으로 정했다. 용산의 매력을 끌어올려 더 많은 사람이 용산을 찾게 하면 용산 구민들은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될 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