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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챗GPT가 만든 서울시 전도 |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6·3 지방선거를 거쳐 민선 9기가 출범한 지 벌써 한 달 반이 지났다.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지나가는 시장과 구청장들로서는 앞으로 남은 임기 역시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갈 것이다.
월요일이 시작되는가 싶으면 어느새 주말이 다가오듯 세월은 빠르다. 민선 9기의 마지막 날도 생각보다 멀리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서울시장과 구청장 등 선출직 단체장들은 임기를 마친 뒤 자신이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지 늘 생각해야 한다.
선출직 공직자는 선거를 통해 평가받는다. 그러나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내부 직원과 주민, 시민들로부터 끊임없이 평가받는 엄중한 자리다.
가장 먼저 갖춰야 할 덕목은 ‘신뢰’다.
모든 행정은 신뢰에서 출발한다. 수천명의 직원이 단체장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를 지켜보고 있다는 각오로 한 점 부끄러움 없이 처신해야 한다.
특히 시장·군수·구청장은 해당 지역에서 ‘작은 대통령’이나 다름없다. 직원 인사권을 비롯해 주요 사업과 예산의 방향을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임기 중에는 직원들이 단체장을 향해 바른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자칫 눈 밖에 나면 임기 내내 인사상 불이익을 받거나 힘든 조직생활을 할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결국 단체장 주변에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사람들이 모이기 쉽다. 공무원들의 윗사람 모시는 자세는 가히 ‘노벨상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단체장은 이런 분위기에 취해 자신이 모든 일을 잘하고 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바로 그 순간부터 실패의 길로 접어들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재임 중에는 감춰졌던 잘못이나 비위가 임기가 끝난 뒤 드러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퇴임하면 부하 직원은 더 이상 부하 직원이 아니다. 재임 중 보고 들었던 부당한 일들이 조직 안팎으로 흘러나올 수 있다. 실제 여러 곳에서 이런 사례가 반복됐다. 권력으로 잠시 덮을 수는 있어도 영원히 감출 수는 없다.
두 번째 덕목은 ‘겸손’이다.
겸손하지 않은 지도자는 결코 성공하기 어렵다. 기초자치단체장이라고 예외일 수 없다.
막강한 권한을 가진 단체장이 임기 내내 겸손을 유지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다. 자신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일방적으로 조직을 끌고 가려는 순간 겸손은 사라지기 쉽다.
단체장은 한순간도 자신의 위치를 잊지 말아야 한다. 주민이 일정 기간 권한을 맡겼을 뿐 그 권력이 영원히 자신의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깊이 새겨야 한다.
직원들로부터 겸손한 리더십을 인정받지 못한 단체장이 퇴임 후 감당해야 할 후과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다.
세 번째 덕목은 ‘소통’이다.
신뢰와 겸손을 바탕으로 직원, 주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 자신의 공약이 아무리 절박하고 훌륭하더라도 함께 일하는 직원들의 헌신과 땀이 없다면 결코 실현할 수 없다.
결국 행정 현장에서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직원들이다. 단체장은 직원들이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
3선 임기를 마친 단체장이든 이제 막 초선 임기를 시작한 단체장이든 모든 선출직 지도자가 무겁게 새겨야 할 덕목이다.
물론 이를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권력은 사람을 취하게 하고 인간의 욕심은 끝이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신뢰와 겸손, 소통이라는 세 가지 덕목을 마음 한편에 늘 새기고 업무에 임해야 한다.
취임할 때 쏟아지는 박수보다 중요한 것은 임기를 마친 뒤 받는 평가다.
모든 단체장은 지금부터 4년 후를 생각해야 한다. 임기를 마치고 떠나는 날 직원과 주민들로부터 “참 좋은 지도자였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는지 스스로 끊임없이 물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