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관순 듣보잡” “안중근 살인범죄자” 얼빠진 게시글, 정작 처벌은 어렵다 [세상&]

끊이지 않는 독립운동가 조롱
“사자 조롱·비하 처벌 어려워”
‘모욕하면 처벌’ 법안도 발의돼


14일 엑스(X)에 게시된 독립운동가 비하 내용이 담긴 게시글. [엑스(X)]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81번째 광복절을 앞두고, 소셜미디어(SNS)에서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얼빠진’ 게시글이 공유되고 있지만 마땅히 처벌할 길이 없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예상된다.

광복절을 하루 앞둔 지난 14일 엑스(X) 등 SNS에서는 독립운동가를 모욕하거나 희화화하는 게시글이 유통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X에는 “유관순 실존인물인지 확인 필요”, “윤봉길, 킬구(김구 선생을 모욕하는 단어)의 도구로 쓰이다 죽음 정보 필요”, “안중근 논란많음. 킬구의 욕심 때문에 가족과 친인척 죽어나감” 등 보편적 역사 인식과는 거리가 먼 내용의 게시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같은 글이 확산하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도 관련 게시글을 지적하고 나섰다. 서 교수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에 한 게시글을 공유했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공유한 독립운동가 비하 내용이 담긴 게시글. [인스타그램]


서 교수가 공유한 게시글에는 “김구(살인 및 약탈 범죄 전과자), 안중근(일본이 제국주의로 가게 만든 원흉이자 살인 범죄자), 유관순(딱히 업적 없음, 듣보잡 출신)”, “유관순이랑 이완용은 서로 사랑하면 안되냐. 사랑하게 해주라” 등 해괴한 내용이 담겼다.

이처럼 독립운동가를 조롱하는 게시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3월에는 3·1절을 앞두고 유관순 열사에 대한 조작 영상이 유포됐고, 안중근 의사를 희화화 하는 조작 영상이 게시되는 일도 있었다.

이 같은 게시글이 알려질 때마다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처벌은 어렵다. 형법 제308조에서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 징역·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고 사자 명예훼손을 금지했다. 그러나 역사적 인물에 대한 비하·조롱만으로 처벌하기는 어렵다.

김희균 서울시립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자 명예훼손은 사실을 적시해야 성립되는데, 단순 조롱 등은 사실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살아 있는 사람이라면 모욕죄가 될 수도 있는데, 사자이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다. 형사적으로 처벌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입법 움직임도 일고 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3월 ‘국경일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에는 ▷국경일과 관련한 역사적 사실·인물에 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함 ▷국경일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에 대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함 ▷국경일과 관련한 역사적 인물에 대해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함 등 역사적 인물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한 금지조항 신설을 골자로 하는 내용이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