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토큰증권 3조원 발행…현지 관심은 유동성·운영으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상용화 위해선 후선 업무 관건
국내 은행·증권·운용사 디지털자산팀 다수 신설
“디지털자산, 금융업권으로 스며들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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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김병희 신한은행 디지털자산셀(CELL)장은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관 블록체인 수요·공급자 협의체 ‘ABLE(Alliance of Blockchain Leading digital-Economy)’ 정례세미나에 참석해 발표하고 있다. 경예은 기자. |
[헤럴드경제=경예은 기자] 은행의 디지털자산 사업 영역이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등을 넘어 토큰화 채권과 펀드, 실물연계자산(RWA)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결제수단과 투자상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이를 기존 금융 시스템과 연결하는 역량이 금융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김병희 신한은행 디지털자산셀(CELL)장은 서울 삼성동 섬유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주관 블록체인 수요·공급 협의체 ‘ABLE’(Alliance of Blockchain Leading digital-Economy) 정례세미나에 참석해 “예금토큰과 스테이블코인, 현금은 각자의 역할을 갖고 의존하는 방식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김 셀장은 “금융사 입장에서는 서로 다른 형태의 돈을 어떻게 연결하고, 고객들이 어떻게 자연스럽게 사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것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며 “은행이 CBDC, 예금토큰, 스테이블코인 등 결제 정산 자산(세틀먼트 레이어·Settlement Layer)을 관리하다 토큰화 채권 펀드, 실물연계자산 등 투자 자산(에셋 레이어·Asset Layer)까지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일본 주요 은행과 증권사를 만난 경험을 소개하며 “현지 금융기관들이 공통적으로 토큰을 발행하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아니라고 했다”며 “(지금의 고민은) 기존 레거시 시스템과 어떻게 연결할지에 대한 것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의 경우 이미 3조원 규모의 토큰증권이 발행됐고 민간 스테이블코인도 등장한 만큼 시장의 관심은 유동성 확보와 후선 업무 자동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산과 결제대금을 동시에 주고받는 동시결제(DvP)도 현지 금융사들이 주목하는 분야로 꼽았다.
김 셀장은 디지털자산이 금융권 안으로 들어오면서 국내 금융회사가 풀어야 할 과제를 고객·자산 통제, 규제 시스템 연결, 새로운 금융 거래 주체 수용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고객 자산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데 그치지 않고 거래 권한을 관리하고, 블록체인 거래를 자금세탁방지(AML)·회계·세무 등 기존 업무와 연결하는 한편 인공지능(AI) 에이전트까지 금융 거래 주체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기관용 커스터디 ▷금융·세무 레거시 연계 ▷디지털화폐 라이프사이클 관리 ▷AI 에이전트 월렛 등에서 기술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고 했다.
기관용 커스터디는 금융 업무 전반을 아우르는 운영 체계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셀장은 “콜드월렛은 보관 기술이고 커스터디는 보관을 포함한 금융 업무”라며 “디지털자산도 향후 국가자산으로 관리하겠다는 재정경제부 발표를 보면 앞으로 기관용 커스터디가 더 중요해질 것이고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블록체인 결제가 실제 상용 서비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존 금융·세무 시스템과의 연계도 필수적이다. 외국인이 국내 가맹점에서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USDC로 QR결제를 하는 경우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 한 번으로 끝나지만 금융사와 가맹점에서는 이후 정산과 거래 내역 확인, 부가가치세 처리, 세금 환급, 외환 업무 등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김 셀장은 “많은 기술 기업들이 결제에 성공했다는 점을 강조하지만 그것만으로 완전한 상용화로 가기는 어렵다”며 “금융회사와 정부가 중요하게 보는 후속 업무까지 포괄할 수 있어야 실제 상용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화폐 역시 발행 이후 비정상 거래나 예외 상황에 대응하는 관리 체계가 중요하다고 짚었다. 그는 “스테이블코인 100억원 어치를 발행했는데 환급 요청이 갑자기 몰리거나 특정 주소를 동결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면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답이 있어야 한다”며 “오발행 또는 잘못 전송된 거래를 어떻게 회수하고 처리할지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AI 에이전트가 새로운 금융 거래 주체로 등장할 가능성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지금까지 금융회사가 개인과 법인을 고객으로 구분해 관리해왔다면 향후 법과 제도가 AI 에이전트의 지위를 규정할 경우 새로운 고객 유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디지털 지갑도 단순한 자산 보관 수단을 넘어 AI 에이전트의 권한과 책임을 설정하는 인프라로 역할이 확대될 수 있다. 에이전트별 거래 한도와 이용 가능한 상품, 거래 시간, 결제 범위 등을 각각 설정하고 관련 권한을 확인하는 ‘KYA’(Know Your Agent) 체계도 필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김 셀장은 “최근 업계 동향을 보면 은행, 증권사, 자산운용사에도 디지털자산팀이 많이 생겼다”며 “그만큼 금융업권으로 디지털자산이 스며들고 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블록체인 기술의 라스트 원마일은 기존 산업의 운영 체계에 어떻게 연계되고 안착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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