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격모독 당했다” 백해룡, 실체 없던 세관마약 의혹에도 임은정에 결국 고소장 [세상&]

서울동부지검에 파견돼 3개월간 ‘세관 마약수사 은폐 의혹’을 수사한 백해룡 경정이 지난 1월 서울동부지검 앞에서 파견 종료 관련 소회를 밝히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수사 종사자가 수사원칙을 위반하고 확증편향에 빠져 마약 밀수범의 허위 진술에 의존해 무리한 수사를 진행했다. 급기야 무분별한 의혹 제기로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사안이다.”

백해룡 경정이 제기한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8개월에 걸쳐 의혹을 수사한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세관 마약 밀수 연루 의혹 합동수사단(합수단)은 지난 2월 이 같은 지적과 함께 ‘의혹은 실체가 없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6개월이 지난 후 백 경정은 수사 결과 내용 중 일부에 대해 ‘인격 모독’이라며 고소전을 시작했다.

백 경정 측은 14일 오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임은정 동부지검장을 직권남용죄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또 백 경정은 자신에 대해 진행 중인 감찰에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백 경정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자신이 인격모독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동부지검은 마약게이트 실체가 없다는 취지로 발표하면서 백 경정이 마약 밀수범들의 허위진술에 속아 수사한 것처럼 표현했다”며 “또 불리한 자료를 누락하거나 사실과 다른 수사서류를 작성했다는 취지의 내용으로 발표했고, 임은정 지검장도 개인 소셜미디어(SNS)에도 유사 내용의 글을 작성해 게시했다”고 말했다.

백해룡 경정이 지난 1월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앞에서 파견 종료 소회를 밝히고 있다. 이영기 기자.


이어 “이는 허위 사실을 적시해 백 경정이 수사의 결론을 정해 놓고, 수사서류를 조작해 범죄를 저지르는 인물로 묘사한 것이므로 이는 인격 모독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백 경정은 임 지검장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백 경정을 합수단에 파견해 합동 수사하도록 지시했다”며 “하지만 실제 파견 이후에는 백해룡 수사팀을 합수단 직제에 두지 않아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는 물론, 임의수사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백 경정 측은 “합수단에 파견돼 마약게이트의 실체를 밝히라는 모양새만 취한 뒤 정작 합수단 수사체계에서는 배제하고 수사 범위까지 제한했다”며 “임 지검장이 지휘권을 남용해 백 경정의 수사 관련 권리 또는 권한 행사가 방해됐다”고 했다.

지난 2월 동부지검은 세관 마약의 실체가 없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백 경정의 징계 등 혐의사실을 경찰청에 통보하기도 했다. 이에 백 경정은 자신에 대한 감찰도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그는 “임 지검장은 백 경정에 대해 직제도 부여하지 않는 등 제대로 된 수사를 할 수 없게 했다”며 “백 경정은 ‘공익신고자 보호법’에 따른 보호조치 및 불이익조치 금지 절차가 진행 중이다. 감찰·징계 절차를 계속하는 것이 적정한지도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백 경정 측은 이날 임 지검장과 함께 유튜버 이모 씨에 대해서도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백 경정은 “존재하지도 않는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과 검증이 구체적인 사실인 것처럼 방송돼 마약게이트의 실체를 부인하는 것을 넘어 수사관의 신뢰성을 훼손했다”고 고소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