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수도권·소기업일수록 못 쉰다…더 심해진 ‘휴가 양극화’

수도권 66.3% 제자리인데 비수도권 64.7→55.6%
전국 평균 휴가 경험률 65.0→57.5%…휴가일수도 1일↓
300인 이상 하계휴가 4.6일·300인 미만 3.7일…격차 확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를 활용해 제작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직장인 등 근로자의 휴가 경험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가운데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 휴가 격차가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6년간 수도권 근로자의 휴가 경험률은 제자리걸음을 한 반면 비수도권은 9%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도 300인 이상과 300인 미만 기업의 하계휴가 일수 격차가 확대되면서 지역과 사업장 규모에 따른 ‘휴가 양극화’가 뚜렷해지는 모습이다.

17일 나라살림연구소의 ‘전국 근로자 휴가 동향 및 근로자 휴가지원사업 운영 현황 분석’에 따르면 17개 시도 근로자의 평균 휴가 경험률은 2019년 65.0%에서 2025년 57.5%로 7.5%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평균 사용 휴가일수도 6.2일에서 5.2일로 1.0일 줄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챗GPT를 활용해 제작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차이가 두드러졌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평균 휴가 경험률은 2019년 66.3%에서 지난해에도 66.3%로 변화가 없었다. 반면 비수도권은 같은 기간 64.7%에서 55.6%로 9.1%포인트 떨어졌다. 2019년 1.6%포인트에 불과했던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휴가 경험률 격차가 지난해 10.7%포인트까지 벌어진 셈이다.

지역별로도 편차가 컸다. 서울의 휴가 경험률은 2019년 62.9%에서 지난해 70.3%로 7.4%포인트 상승했고, 경기도 67.0%에서 67.8%로 0.8%포인트 올랐다. 반면 부산은 66.9%에서 54.1%로 12.8%포인트, 대전은 71.2%에서 53.8%로 17.4%포인트 하락했다. 경남도 60.6%에서 45.2%로 15.4%포인트 떨어졌다.

휴가 경험뿐 아니라 실제 사용하는 휴가일수도 줄었다. 17개 시도 근로자의 평균 사용 휴가일수는 2019년 6.2일에서 지난해 5.2일로 1일 감소했다. 수도권은 6.3일에서 5.5일로 0.8일, 비수도권은 6.2일에서 5.2일로 1.0일 줄었다. 다만 지역별 사용 휴가일수의 최고·최저 격차는 같은 기간 3.9일에서 3.2일로 0.7일 축소됐다.

고용 형태별로도 휴가 여건은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상용근로자의 휴가 경험률은 2019년 69.8%에서 지난해 65.7%로 4.1%포인트 하락했다. 임시근로자는 45.9%에서 41.3%로 4.6%포인트, 일용근로자는 38.2%에서 34.1%로 4.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63.8%에서 57.2%로 6.6%포인트 하락했다.

실제 사용한 휴가일수 감소 폭은 상대적으로 고용이 불안정한 근로자에게서 더 크게 나타났다. 상용근로자는 6.4일에서 5.4일로 약 1일 줄어든 데 비해 임시근로자는 6.0일에서 4.3일로 1.7일, 일용근로자는 7.0일에서 4.8일로 2.2일 감소했다.

기업 규모에 따른 휴가 격차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연도별 하계휴가 실태조사를 보면 300인 이상 기업의 하계휴가 일수는 2021년 4.2일에서 올해 4.6일로 0.4일 증가했다. 같은 기간 300인 미만 기업은 3.5일에서 3.7일로 0.2일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300인 이상과 300인 미만 기업의 하계휴가 일수 차이는 2021년 0.7일에서 올해 0.9일로 확대됐다. 2023년에는 격차가 1.0일까지 벌어진 뒤 2024년부터 0.9일을 유지하고 있다.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하계휴가 일수 자체는 늘었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휴가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휴가를 쓰기 어려운 배경에는 비용보다 사업장의 인력과 조직문화 문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4년 연구에서는 휴가 사용이 어려운 이유로 대체인력 부족 14.1%, 상사 눈치와 조직 분위기 12.0%, 일정 조정의 어려움 10.4% 등이 꼽혔다. 업무·조직 관련 사유가 전체의 52.7%였던 반면 휴가비용 부담은 4.5%에 그쳤다. 특히 대체인력 부족을 지적한 비율은 1~4인 사업체에서 25.6%, 5~9인 사업체에서 18.3%로 나타나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휴가 사용이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