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CI 선진국지수 편입 속도…외국인, 국내계좌 없이 해외서 원화 결제

MSCI 로드맵 39개 과제 중 30개 완료…이행률 77%
9월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 시범운영…2027년 정식 시행
결제촉진대금 주식·채권 납부 허용…e-FX로 야간거래 활성화
24시간 외환시장 개장 후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 10.1% 증가


원화 [챗GPT를 이용해 제작함]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정부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를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에서 원화를 보유·이체·결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금융기관이 상주 인력 없이도 24시간 안정적으로 외환거래를 할 수 있도록 전자외환거래(e-FX)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증권 결제 때 필요한 원화 유동성 부담도 낮춘다.

정부는 지난 1월 마련한 MSCI 선진국 지수 편입 로드맵 39개 과제 가운데 현재까지 30개를 완료했다. 연내 3개 과제를 추가로 이행해 외국인 투자자가 실제 거래 과정에서 느끼는 불편을 해소하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14일 서울 은행회관에서 ‘외환건전성협의회 겸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열고 외환·자본시장 종합 로드맵 이행 상황과 향후 추진계획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재경부와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등이 참석했다.

현재 MSCI 로드맵 8대 분야 39개 과제 가운데 30개가 완료돼 이행률은 77%다. 정부는 올해 중 3개 과제를 추가로 이행할 계획이다.

해외서 원화 보유·결제…내년 ‘원화 국제결제망’ 가동


핵심은 외국인 투자자의 원화 거래 편의성을 높이는 것이다. 정부와 한은은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계좌를 별도로 개설하지 않고도 해외 금융기관을 통해 원화를 보유·이체하고 국내 증권 결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한국은행원화국제결제망’을 구축한다.

이를 위해 8~9월 외국환거래규정과 ‘외국 금융기관의 외국환업무에 관한 지침’ 등을 개정한다. 오는 9월 시범운영을 거쳐 2027년 정식 시행할 예정이다. 24시간 운영되는 결제망을 구축하고 국제금융통신망(SWIFT)과 원활하게 연계하기 위해 금융메시지 국제표준인 ISO 20022도 도입한다.

증권 결제 과정에서 금융기관이 확보해야 하는 원화 부담도 낮춘다. 현재 현금으로만 낼 수 있는 예탁결제원의 ‘결제촉진대금’을 9월부터 주식이나 채권으로도 납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10월부터는 결제일 장내시장에서 받을 예정인 증권도 담보로 인정해 별도의 결제촉진대금 납부 없이 증권을 먼저 인수할 수 있도록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금융기관의 일중 결제 원화 유동성 확보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4시간 외환거래 활성화를 위한 e-FX 가이드라인도 이달 마련한다. e-FX는 전자적으로 가격 정보를 제공하고 자동 주문체결 기능 등을 이용하는 외환거래 방식이다. 가이드라인에는 전자 외환거래 때 지켜야 할 기본 원칙과 시스템 안정성, 시장 변동성 대응 등 내부통제 기준이 담긴다. 은행·증권사가 자체 점검할 수 있는 체크리스트도 제공한다.

정부는 e-FX가 활성화되면 야간에도 상주 인력을 두지 않고 안정적인 외환거래를 할 수 있어 금융기관의 인력·비용 부담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24시간 외환시장 열자 거래량 10% 늘어


지난달부터 시행된 외환시장 24시간 운영도 일단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있다는 게 정부 평가다.

국내 외환시장은 지난 7월 6일부터 24시간 운영되고 있다. 정부는 개장 이후 거래 불발 등 별다른 사고 없이 시장 인프라가 가동되고 있으며 원/달러 환율도 주요국 통화와 비교해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은행 간 시장의 일평균 현물환 거래량은 올해 상반기 173억9000만달러에서 24시간 운영 이후 191억4000만달러로 10.1% 증가했다. 다만 심야시간대 거래는 제도 시행 초기인 데다 해외와의 시차 등으로 아직 완만하게 늘고 있다.

정부는 심야 거래를 늘리기 위해 원/달러 시장 선도은행 선정 때 심야시간 거래량에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예시 기준으로 오전 6시~오후 6시 거래량에는 1배, 오후 6~10시에는 2배,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6시에는 3배의 가중치를 적용하는 방식이다. 선도은행으로 선정되면 외환건전성부담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앞으로 ‘글로벌 핵심 투자자 협의체’ 등을 통해 이미 시행한 제도 개선이 시장에 제대로 안착했는지와 외국인 투자자의 지적사항이 실제 해소됐는지를 점검할 계획이다. 새롭게 확인되는 투자 애로사항은 MSCI TF를 통해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추가 보완조치를 마련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