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물도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40조달러까지 불어난 국가부채가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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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재무부 전경 [로이터] |
미국 정부가 30년 만기 국채를 발행하면서 5.22%의 금리를 부담하게 됐다.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금리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데다, 높은 인플레이션마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투자자들의 우려가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실시한 250억달러 규모의 30년물 국채 입찰에서 낙찰금리 5.22%를 기록했다. 낙찰금리 기준으로 5.52%를 기록했던 2001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당시 미국은 이 입찰을 끝으로 약 5년간 30년물 국채 발행을 중단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FT)에 따르면 이번 30년물 낙찰금리는 7월 입찰 당시 5.06%보다 0.16%포인트 높다. 트럼프 대통령의 두 번째 임기 직전인 지난해 1월 4.91%와 비교하면 0.31%포인트나 뛰었다. 하루 전 실시된 420억달러 규모의 10년물 국채 입찰에서도 낙찰금리는 4.68%로,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었다.
미국 정부의 차입 비용이 급격히 높아진 가장 큰 배경은 40조달러(약 5경6000조원)까지 불어난 국가부채다. FT는 “국가부채와 정부의 이자 비용은 지난 10년 동안 각각 약 두배로 증가했다”며 “명목 국가부채는 코로나 사태 당시를 제외하면 가장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FT는 미 정부가 현재 국방비보다 부채 이자를 갚는 데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국가부채와 정부의 차입 비용은 지난 10년간 각각 약 두 배로 늘었다. 미국의 책임있는연방예산위원회 분석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민간이 보유한 연방정부 부채 규모는 이미 국내총생산(GDP)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초당파적 의회 감시기관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미국 국가부채 비율이 2030년 이전 제2차 세계대전 직후 기록했던 GDP 대비 106%의 고점을 넘어서고, 2036년에는 120%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에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도 국채 금리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 이란 전쟁에 따른 에너지 가격 급등이 관세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붐으로 인한 기존 물가 상승 압력에 더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은 지난 5월 연료 가격 급등 여파로 4.2%까지 치솟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7월 상승률은 3.4%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물가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장기 국채는 앞으로 수십 년 동안 정해진 이자를 지급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향후 인플레이션이 높을 것으로 예상할수록 더 높은 금리를 요구한다. 물가가 오르면 미래에 받는 이자의 실질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목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