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빙·웨이브, 연내 합병 ‘시계제로’

3년간 지지부진, 올해도 넘길 듯
 KT와 합병 논의 하반기에 시작
정보유출·SLL중앙 지분 등 변수


티빙과 웨이브의 연내 합병 마무리가 불투명해진 가운데 넷플릭스는 국내 이용자 수 1600만명을 넘었다. 넷플릭스에 대항할 ‘K-OTT’의 대응이 시급해졌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헤럴드DB]


국내 토종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마무리가 연내에도 불투명해졌다. 마지막 문턱인 KT와의 논의가 이제서야 시작되는데다, 티빙의 개인정보유출 등 각종 변수도 등장했다.

3년 가까이 합병이 지지부진한 새 넷플릭스는 국내 이용자 수 1600만명을 넘기며, 매월 새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합병 법인은 넷플릭스에 대항할 유일한 ‘K-OTT’ 공룡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출범이 늦어지면서 국내 토종 OTT의 성장도 ‘시계제로’ 상태다. 덩치를 키운 ‘K-OTT’의 대응이 시급해졌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 논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면서, 사실상 연내에도 마무리가 쉽지 않아졌다.

티빙과 웨이브는 지난 2023년 12월 합병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지만 3년이 다 되도록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건부 합병 승인까지 받았지만 진전이 없는 상태로 또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KT와의 논의 진척 여부가 합병 마무리의 최대 관건이다. KT스튜디오지니는 티빙의 2대 주주(13.54%)다. KT를 제외한 모든 주주가 합병에 동의했지만 KT만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는 합병 시 KT의 IPTV 서비스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찬성표를 던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을 운영하는 CJ ENM 측은 올 하반기에 KT와의 협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는 입장이다.


티빙 측은 지난 6일 진행된 2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KT와) 협력을 기반으로 하반기 합병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박윤영 KT 대표는 티빙과 합병 논의와 관련해 “공식적으로 요청받은 것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향후 요청이 들어올 경우에 대해선 박 대표는 “그때는 여러 가지를 고민해야 한다”며 “콘텐츠 시장이 크게 변하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 산업과 회사, 콘텐츠 카탈로그의 이익 등 따져볼 것이 많다”고 언급했다.

각종 변수도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6월 초 발생한 티빙의 개인정보유출 사태로 정부의 조사 결과 발표, 과징금 발표, 고객 보상책 등의 후속 조치가 줄줄이 남아있다.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최우선인 만큼, 개인정보유출 사태가 일단락되기까지 합병 법인 출범에 드라이브를 걸기가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SLL중앙이 그룹 유동성 문제로 티빙 지분 매각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점도 새 변수다. SLL중앙은 지난해 말 기준 티빙 지분 12.74%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 측은 “SLL과도 티빙-KT 논의와 연계해 협의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합병 K-OTT의 출범이 늦어지는 새, 넷플릭스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632만 8918명을 기록했다. 전월에 사상 처음으로 1600만명을 넘어선 이후,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

이 기간 티빙은 850만 2005명, 웨이브는 401만 5109명을 기록했다. 두 OTT를 합쳐도 넷플릭스를 넘지 못하는 수준이다. 티빙과 2위전을 벌이고 있는 쿠팡플레이는 868만 949명의 MAU를 기록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