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앤코, SK해운·에이치라인해운 선대 재편

SK해운 ‘가스’ 에이치라인 ‘원유’ 구도
선박 자산 맞교환…“경쟁우위 강화”
SK해운, 사명 ‘K-LNG’로 변경 계획


[에이치라인해운 제공]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포트폴리오 해운사 SK해운과 에이치라인해운의 사업 구도를 새로 짠다. 조(兆) 단위 선박 자산을 맞바꾸며 SK해운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가스선 중심으로 재편하고 에이치라인해운은 유조선(Tanker) 포트폴리오를 추가한다. 한앤코는 두 회사가 핵심 역량에 집중해 중장기 경쟁우위를 강화하기 위한 목적에서 이번 리밸런싱을 진행한다고 14일 밝혔다.

SK해운은 에이치라인해운으로부터 LNG 운반선(사진) 16척을 받고, 그 대가로 유조선 12척과 현금 약 3억달러를 이전한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이번 리밸런싱을 통해 국내외 화주와 장기 운송계약이 체결된 유조선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수익원을 넓힐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화주와 대주단의 동의를 받고 있는 단계다.

거래 종결 후 SK해운의 자산은 약 11조원, 에이치라인해운은 약 5조원 규모가 된다. 양사 모두 ‘선택과 집중’을 통해 고유의 전문성을 지닌 해운사로 재탄생한다.

이번 거래를 통해 SK해운은 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선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클린 에너지’ 운송 경쟁력을 제고하겠다는 포부다. LNG 운반선 32척을 운항하는 아시아 최대이자 글로벌 3위권 LNG 선사로 도약한다. LPG 운반선도 14척 보유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글로벌 선도 가스선사가 된다.

또한 SK해운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LNG 선사의 탄생을 기념해 사명을 ‘K-LNG’로 변경할 계획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기존 건화물(Dry bulk) 운반선, 자동차 운반선(PCTC)에 유조선 포트폴리오를 추가하며 국내 우량 화주 비중이 한층 확대된다. 향후 국내 화주와의 장기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핵심 사업 역량을 더욱 강화하고, 원유·원자재 운송을 통한 에너지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국내 화주 특화 플랫폼으로 성장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리밸런싱은 PEF가 주도해 국내 기간 인프라 기업을 탄생시킨 드문 사례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이들 해운사는 한앤코 인수 당시에는 재무적 위기를 겪고 있었다. 한앤코 인수 후 선제적인 투자와 사업 전략 재편 등을 통해 두 회사 모두 최상위권의 수익성을 갖춘 ‘글로벌 챔피언’으로 성장했다.

한앤코는 지난 2014년 한진해운 전용선 사업부를 영업 양수도해 에이치라인해운을 설립했다. 이어 2016년 현대상선(현 HMM) 벌크선 사업부를 합쳐 몸집을 키웠다. 2018년에는 SK해운 경영권까지 인수했다. 운임 변동에 민감한 스팟(Spot) 사업 대신, 안정적인 장기 운송계약 위주로 사업 체질을 개선하고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구축했다.

올해 초에는 SK해운의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10척을 팬오션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SK해운은 해당 거래로 확보하는 약 9737억원을 신성장 동력 확보 재원으로 활용한다.

일련의 포트폴리오 재편 행보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에이치라인해운의 영업이익은 설립 직후인 2015년 1273억원에서 지난해 3694억원으로 10년 사이 약 2.9배 상승했다. 같은 기간 현금창출력지표인 에비타(EBITDA·상각전영업이익)도 1895억원에서 7538억원으로 4배 가까이 성장했다. SK해운 영업이익은 한앤코 인수 당시인 2018년 733억원에서 2025년 5040억 원으로 7년 사이 약 6.8배 뛰었다. 같은 기간 에비타도 2317억원에서 7811억 원으로 약 3.4배 늘어났다. 노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