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업소들 문의전화 수십통 받아
기대감 크지만 교통 불편 개선돼야
“사무실에 30명 정도 다녀가고, 전화도 수십 통을 했더니 목이 나가기 직전이에요. 뉴스에 나온 게 본인 땅이 맞는지, 수용가가 얼마나 될지 묻고 가는 사람들로 가득찼습니다.”(경기 남양주시 와부읍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정부가 ‘주택 신속공급 방안’을 발표한 지난 13일 찾은 경기 남양주 일대는 개발 기대감에 들떠 있었다. 이날 정부는 경의중앙선 도심역 인근 남양주시 와부읍 일대 228만㎡ 그린벨트에 총 2만1700가구를 공급하기로 했다. 신규택지로 지정된 곳들 중 가장 큰 규모다. ▶관련기사 3·4면
와부읍 도심역 인근 공인중개업소를 찾자, 대표가 자리에서 일어나 부재중 전화 기록이 가득 찍힌 스마트폰 화면을 보여줬다. “발표부터 세 시간도 안 됐는데 ‘개발 소식이 사실이냐’는 전화만 벌써 15통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규모가 생각보다 커서 주민들도 집값 상승 기대감에 좋아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예전에는 연예인들이 많이 살 정도로 전망이 환상적인 지역”이라며 “인프라를 구축하고 한강 조망만 잘 챙기면 30평대 10억원은 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이번 개발로 덕소 지역의 입지가 높아질 거라고 예상한다. 또다른 B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20년 전에는 덕소가 ‘남양주의 강남’이라 불리는 인기 있는 지역이었다”며 “10여년 전 오남, 진접 등 다른 지역이 치고 올라갈 동안 덕소는 계속 정체했다”고 말했다. 이어 “와부읍은 한강, 올림픽대로와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 덕에 향후 왕숙신도시보다 더 각광받을 것”이라 내다봤다.
기대는 높지만 우려도 있었다. 강남에서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을만한 입지지만, 교통망이 개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1았다. 실제 이날 오후 도심역은 가는 길부터 험난했다. 경의중앙선의 긴 배차 간격 탓에 플랫폼에서만 약 30분을 기다렸다. 도심역에서 나오자마자 보인 4차선 도로는 얼마 안 가 2차선으로 좁아졌다.
와부읍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베드타운인 데다 다른 지역에서 지나가는 차량도 많아 출퇴근 시간에는 엄청 막힌다”며 “10분이면 갈 거리가 1시간 넘게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급대책이 효과를 내려면 교통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다른 공인중개사도 “출퇴근 시간이 막힐 뿐 잠실, 강남, 강변까지 직행좌석버스로 25분이면 간다”며 “아파트가 들어서면 지하철역도 생기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큰 도로는 사실상 하나고 그마저도 확장이 안 되고 있다”며 “저렴한 집값에 젊은 층이 들어왔다가 교통이 불편해서 다시 나가는 경우를 꽤 봤다”고 말했다. 이 지역 지도를 보면 구불구불하게 나 있는 도로가 눈에 띈다. 이 일대 주민들은 “가까운 다산신도시만 가도 구획이 잘 돼 있는데, 여긴 아직 난개발될 때 옛날 도로 그대로”라고 설명했다.
개발이 늦춰질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남양주시는 현재 왕숙신도시, 양정역세권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곳이다. 때문에 주민들은 “왕숙, 양정도 신속하게 진행이 안 돼 답답한 상황”이라며 “그린벨트로 묶여 있는 것보단 좋지만, 당장 될 일은 아니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상가격을 둘러싼 갈등을 줄이는 것도 과제로 제시됐다.
정부도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종합적인 교통 개선 방안에 착수할 방침이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전날 대책을 발표하며 “남양주시의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번 그린벨트 해제는) 남양주 왕숙과 별도로 봐야 할 지역”이라며 “2만호가 들어서는 이번 신규 택지에 대해서는 광역교통개선방안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승현·김희량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