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서논술형 개편, 교총 “찬성자 ‘답정너’ 논의 안돼”[세상&]

수능 서논술형·절대평가 논의에 우려
“전환의 답 정해놓으면 동의 어렵다”
시민교육 원칙엔 “교사 민원 부담”
역사교육 개편도 “학사 정상화 우선”


202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 남은 11일 서울 강남구 이투스247학원 대치점에서 수험생들이 자습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의 대학입시 개편 논의와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 중·고교 역사 교육과정 변경 추진에 대해 “충분한 검토와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총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국교위가 정해진 것은 없다고 부정하고 있지만 수능 서·논술형 도입과 절대평가 전환을 골자로 한 대입제도 개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국교위는 전날 대입제도 관련 의견수렴 계획과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 중·고교 역사 관련 교육과정 수립·변경 계획 등을 심의·의결했다.

교총은 특히 대입 개편 논의 과정에서 국교위 내부에서도 사후 보고 방식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수능 서·논술형과 절대평가 전환 등 방향의 답을 정해놓고 찬성자 위주로 논의를 진행해서는 학생·학부모·교원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며 “‘답정너’식 논의가 돼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학교시민교육 국가 기본원칙을 두고도 교원 보호 장치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번 원칙이 수업뿐 아니라 비교과 활동과 생활지도·상담 등 학교생활 전반에 적용되는 만큼 정치·사회적 쟁점을 다루는 과정에서 교사들이 민원과 분쟁에 노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총은 “무엇이 논쟁적 사안인지, 어느 범위까지 명확히 교육해야 하는지, 어떤 관점을 균형 있게 제시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기준이 없다”며 “정치적 중립성의 기준과 수업 운영 가이드라인, 민원·분쟁 발생 시 교사를 보호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정인 국가교육위원장이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서·논술형 문항 도입 추진과 관련한 신문 기사를 살피고 있다. [연합]


중·고교 역사 교육과정 변경 추진에도 우려를 나타냈다. 중학교 근현대사 비중을 늘리면 중·고교 간 역사교육의 계열성이 약화되고 근현대사 반복 학습이 늘어나는 대신 전근대사 학습이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교총은 근현대사 학습 부족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중학교 3학년 2학기 학사 운영부터 정상화해야 한다고 했다. 또 2022 개정 교육과정이 전 학년에 적용되기도 전에 특정 영역의 비중을 다시 조정하면 교육과정의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이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교 선택과목 신설에도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교총은 “미디어 문해력과 비판적 정보 수용 역량 교육의 필요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고교학점제 시행으로 교사들이 다과목 지도와 선택과목 개설, 교원 수급 문제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과목 신설이 학교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주호 교총 회장은 “국교위는 정권과 정치적 상황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중장기 국가교육정책과 안정적인 국가교육과정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기구”라며 “대입제도 개편 등에 있어 속도를 조절하고 균형 있는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