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야심작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내년 1분기 베일 벗는다…엔비디아와 ‘AI 동맹’ 가속

구광모 LG 회장, 美서 젠슨 황 CEO와 회동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 분야 협력 구체화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 차세대 로봇 개발 가속
2028년 천안에 ‘베라 루빈’ 기반 AI 팩토리 조성
전장사업, 인포테인먼트 중심서 자율주행으로 확대


구광모(오른쪽) LG그룹 회장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엔비디아 본사에서 만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구 회장은 황 CEO에게 미니어처 휴머노이드 로봇을 선물했다. [LG 제공]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LG가 내년 1분기 엔비디아의 기술이 집약된 첫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을 공개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1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타클래라의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이 같은 내용의 전략적 사업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구 회장과 황 CEO의 만남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회동 이후 2개월 만이다. 양사는 로봇부터 AI 팩토리, 모빌리티에 이르기까지 3대 분야에서 협력을 구체화하며 속도감 있게 협업하기로 했다.

엔비디아 본사에서 진행된 이번 회동에는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정수헌 LG사이언스파크 대표, 이홍락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 등 주요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LG가 내년 1분기 공개를 목표로 하는 이족보행 휴머노이드 로봇은 엔비디아의 ▷젯슨 토르(Jetson Thor·로봇 컴퓨팅 플랫폼) ▷아이작 그루트(Isaac GR00T·로봇 자동화 플랫폼) ▷헤일로스 포 로보틱스(Halos for Robotics·로봇 통합 안전 시스템)를 기반으로 개발된다.

LG전자가 개발한 로봇 ‘LG 클로이드(CLOiD). [LG전자 제공]


아울러 LG전자(액추에이터), LG이노텍(센서), LG에너지솔루션(배터리) 등 주요 계열사의 핵심 기술까지 더해 차별화된 피지컬 AI 경쟁력을 보여주겠다는 계획이다.

양사는 협력 속도를 높이기 위해 기술 및 사업 전문가로 구성된 공동 TF도 운영하기로 했다. TF는 연구개발(R&D), 현장 실증, 사업화 과정 전반에서 긴밀히 협업해 빠르게 성과를 낼 방침이다.

앞서 LG전자는 엔비디아 플랫폼 기반의 가사로봇 ‘클로이드’를 올 1월 CES 2026에서 최초 공개한 바 있다. 바퀴로 움직이는 클로이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족보행 로봇으로 양사 협력을 빠르게 확대하는 모습이다.

LG전자는 연내 미국 테네시 공장 세탁기 생산라인에 클로이드를 투입해 실증(PoC)을 진행한다. 실제 제조 환경에서 거둔 실증 결과를 바탕으로 로봇의 성능과 활용성을 고도화해 전 세계 생산시설과 가정, 상업 공간으로 확대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LG CNS의 로봇 플랫폼 ‘피지컬웍스(PhysicalWorks)’를 기반으로 로봇 데이터 팩토리 구축에도 나선다. 피지컬웍스를 통해 데이터 수집·생성부터 학습, 검증을 반복하는 피지컬 AI 데이터 팩토리를 실제 현장에 구현·운영할 수 있도록 기술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LG는 이번 협력으로 확보된 로봇 데이터와 실증 결과를 자체 개발 중인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경쟁력 강화에 활용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의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면서 동시에 자체 로보틱스 기술 경쟁력도 고도화한다는 전략이다.

올 1월 미국 CES 2026에서 LG전자가 선보인 클로이드. 박지영 기자.


LG는 AI 팩토리 분야에서도 계열사 역량을 앞세워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확대한다. 엔비디아의 AI 팩토리 최적화 플랫폼 ‘DSX’에 ▷LG전자 냉각장치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LG CNS·LG유플러스 설계·운영 노하우 ▷LS 전력기기 등 AI데이터센터 관련 역량을 총 결집하는 ‘원(One) LG’ 전략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내년 상반기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슈퍼칩 ‘베라 루빈’을 기반으로 LG의 냉각·전력·IT 기술을 적용·검증할 레퍼런스 사이트를 구축하기로 했다.

2028년 상반기에는 규모를 키워 충남 천안에 80MW 짜리 AI 팩토리를 신규 조성한다. 천안 AI 팩토리는 피지컬 AI, 특히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고도화 등을 위해 활용될 예정이다.

LG는 엔비디아의 최신 DSX 플랫폼 기반의 AI 팩토리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전 과정에서 LG그룹 계열사의 역량이 결집된 ‘원(One) LG’만의 경쟁력을 검증할 수 있게 된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올 1월 CES 2026 특별연설에서 LG전자의 가사로봇 ‘클로이드’(오른쪽 뒤)를 소개했다. 김현일 기자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빅테크 고객들에게는 검증된 AI 팩토리 설루션을 패키지로 제안하며 글로벌 AI 인프라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장사업 확대에 공들이고 있는 LG는 엔비디아의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등을 활용해 기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중심의 전장사업을 자율주행 영역으로 확대한다.

자사 IVI 및 차량용 소프트웨어 역량을 엔비디아의 차량용 컴퓨팅 플랫폼 ‘드라이브 하이페리온’과 결합해 차세대 인공지능 중심 차량(AIDV)용 고성능 컴퓨팅(HPC) 플랫폼 개발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자율주행 기능과 차량 내 AI 서비스를 통합한 차세대 차량용 설루션을 글로벌 완성차(OEM) 고객에게 제공하고, 모빌리티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할 계획이다.

구 회장은 “양사의 협업이 속도를 내면서 AI 팩토리, 피지컬 AI, 모빌리티 분야에서 함께 할 과제가 명확해졌다”며 “산업을 선도하는 레퍼런스 구축을 통해 AI 확산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황 CEO도 “LG와 엔비디아는 수년간 이어온 협력을 바탕으로 LG의 제품 엔지니어링 및 제조 분야 리더십과 엔비디아의 기술을 결합해 로봇, AI 팩토리, 자율주행차의 새로운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