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선정하고도… IGCD, 송도 재외동포 주택사업 곤경에 빠져

호반건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보존 가처분 소송 취하에도 IGCD 사업은 ‘난항’
2차 입찰 유찰까지… 시공사 선정 장기화
매월 15억 고정비용 발생
2030년 입주·아라1초 개교 일정도 차질 우려
3단계 개발이익으로 추진하는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확보에도 ‘빨간불’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조감도 [IGCD 제공]


[헤럴드경제(인천)=이홍석 기자]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추진 중인 재외동포·외국인 주거단지 개발사업이 시공사 선정에 잇따라 난항을 겪으면서 사업 정상화에 비상이 걸렸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던 호반건설이 계약 협상 과정에서 이견을 보인 데 이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에 반발해 제기한 가처분 소송까지 취하했지만, 후속 입찰마저 유찰되면서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되는 양상이다.

13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해 보면, 사업 시행사인 인천글로벌시티개발(IGCD)은 지난 3월 실시한 송도 글로벌타운 3단계 주거단지(1700세대 규모) 조성사업 1차 시공사 입찰에서 호반건설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그러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시공계약 체결이 약 2개월간 지연됐다.

IGCD는 호반건설 측에 입찰지침서에 명시된 총액계약 원칙과 물가변동 적용 불가, 설계변경 불인정 원칙 등에 대한 수용 여부를 요구했지만 명확한 답변을 받지 못했다며 지난 5월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해제했다.

호반건설은 이에 반발해 지난 6월 IGCD를 상대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 효력을 다투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호반, 2개월여 만에 돌연 소송 취하

지난 7월 23일 첫 변론까지 진행됐지만 호반건설은 지난 11일 돌연 소송을 취하했다.

IGCD는 호반건설의 소송 취하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해제 과정에서 제기한 문제의 타당성이 사실상 확인됐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송이 마무리됐음에도 IGCD의 시공사 선정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IGCD가 지난 7월 10일 실시한 2차 시공사 입찰에는 당초 참여 의향을 보였던 대우건설과 롯데건설, IPARK현대산업개발, 호반건설 등 4개사 가운데 호반건설 1개사만 참여해 결국 유찰됐다.

1차 입찰에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 계약이 무산되고 법적 분쟁까지 이어진 상황이 다른 건설사들의 실제 입찰 참여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IGCD의 판단이다.

특히 시공사 선정 지연은 단순히 착공 시점이 늦어지는 문제를 넘어 사업 자체의 금융 부담을 키우는 요인이 되고 있다.

IGCD, 매월 지출되는 고정비용 발생 골머리… 리스크 우려

IGCD에 따르면 현재 토지대금 관련 차입이자와 법인 운영비 등으로 매월 약 15억원의 고정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토지대금 잔금 3060억원에 대한 이자가 약 7억4000만원, 중도금 1650억원에 대한 대출이자가 약 4억1000만원이며 법인 일반관리비 약 3억원, 모델하우스 임차료 약 5000만원 등이 매월 지출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과 착공이 늦어질수록 이 같은 금융비용과 운영비가 고스란히 누적될 수밖에 없어 사업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업 일정도 이미 당초 계획에서 차질이 발생했다.

IGCD는 지난 3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으로부터 주택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으며 당초 착공 예정일은 6월 30일, 사용검사 예정일은 2030년 1월 31일이었다.

그러나 8월에 접어든 현재까지 시공사 선정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당초 착공 일정은 이미 넘어섰다.

더욱이 사업 승인 조건에는 공동주택 입주 시기를 가칭 아라1초등학교 개교 시기와 맞추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라1초등학교는 지난 3일 교육부 승인을 받아 2030년 3월 개교가 확정됐다.

시공사 선정 늦춰지면 여러모로 타격

시공사 선정과 계약, 착공이 계속 늦어질 경우 2030년 초 예정된 주택 사용검사 및 입주 일정과 학교 개교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공사기간을 만회하기 위해 이른바 돌관공사가 추진될 경우 공사비 증가와 함께 현장 안전·환경관리 부담까지 커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업 지연의 파장은 주택사업에만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IGCD는 인천시가 투자한 인천투자펀드가 100% 출자해 설립한 공직유관단체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관련 사업을 대행하고 있다.

인천경제청이 외국인 투자자 유치를 추진 중인 영종국제학교는 IGCD의 3단계 주거사업 개발이익 등을 활용해 약 1500억원 규모의 건축비를 부담하고 학교를 건립한 뒤 인천경제청에 기부채납하는 구조다.

결국 3단계 주거사업의 착공과 분양, 개발이익 확보가 늦어질 경우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마련 일정에도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IGCD로서는 시공사 선정 지연이 단순한 민간 주택사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천경제청의 핵심 투자유치 사업 가운데 하나인 국제학교 사업과도 연결되는 셈이다.

사업의 주요 수요층인 재외동포와 외국인들의 신뢰도 역시 변수다.

IGCD는 앞서 1·2단계 사업을 통해 모두 2374세대 규모의 재외동포 타운 및 외국인 주거시설을 공급했다.

3단계 사업에도 사업설명회와 세계한인경제인대회 등을 통해 현재까지 259명이 관심 고객으로 등록했으며 최근에는 사전청약 의향서 접수도 진행하고 있다.

착공·일정 불확실성 커지면 수요자 이탈 가능성 커

그러나 시공사 선정이 장기화될 경우 착공과 입주 일정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잠재 수요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여기에 정부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제도 개선에 따른 자기자본 확충 문제까지 겹치면서 IGCD의 사업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2024년 발표한 부동산 PF 제도 개선 방안에 따라 시행사의 자기자본비율을 2027년 5%, 2028년 10%, 2029년 15%, 2030년 20%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IGCD는 자기자본비율 5%만 적용되더라도 약 700억원의 자기자본 확보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현재 출자전환이 가능한 기투입비는 약 200억원 수준으로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한 상황이다.

자금 조달 여건·사업성 동시에 악화될 수 있어

결국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금융비용 등 사업 관련 매몰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강화되는 PF 자기자본 요건까지 맞물릴 경우 자금 조달 여건과 사업성이 동시에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GCD 관계자는 “시공사 선정 지연으로 금융비용과 운영비 등 사업비 부담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2030년 3월 아라1초 개교와 연계된 입주 일정 등을 고려하면 조속한 시공사 선정과 사업 정상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IGCD는 호반건설의 가처분 소송 취하를 계기로 법적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후속 입찰 절차를 통해 새로운 시공사 선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미 한 차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무산되고 법적 분쟁까지 거친 데다 2차 입찰마저 단독 응찰로 유찰된 만큼, 시공사 선정이 언제 정상화될지가 3단계 사업의 성패를 가를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특히 매월 15억원에 달하는 고정비용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이 추가로 지연될 경우 금융비용 누적과 사업성 악화는 물론 2030년 입주 및 학교 개교, 영종국제학교 건립 재원 확보까지 연쇄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어 IGCD의 신속한 사업 정상화가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