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06년 실종된 전북대 수의대생 이윤희 씨를 찾는다는 전단지. 박준규 기자 |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20년 전 실종된 전북대 수의학과 학생 이윤희(당시 29)씨를 찾는 과정에서 딸의 학과 동기를 용의자로 지목해 온 아버지가 허위사실 유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전주지검 형사2부(이경석 부장검사)는 명예훼손 및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윤희 씨 아버지 이동세(90)씨와 유튜버 박모(54)씨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씨와 박씨는 2024년부터 최근까지 윤희씨의 학과 동기인 A씨를 실종사건의 가해자로 지목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사실을 퍼뜨린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A씨의 출근길에 윤희씨의 등신대를 세워놓고, A씨의 직장까지 찾아가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지속적으로 스토킹한 혐의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이 일로 지난해 4월 법원에서 스토킹 잠정조치 2호(접근금지) 결정을 받았다. 그러나 이후로도 ‘A씨가 실종사건의 범인’이라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 |
| 이동세 씨의 자택 곳곳엔 딸 이윤희 씨의 실종과 관련된 자료들이 있다. 더불어 딸의 사진들도 곳곳에 붙여 뒀다. 박준규 기자 |
A씨의 법률대리인은 “A씨는 실종사건 직후 윤희씨 부친을 도와 실종자를 찾는 전단을 배포하는 등 사태 해결을 누구보다도 바랐다”며 “그런데 인제 와서 수색을 도왔던 사람을 범인으로 의심하는 게 말이 되느냐”고 토로했다.
A씨도 사건 이후 인터뷰 요청은 완곡히 거절하면서도 “이번 일로 큰 충격을 받아 너무 괴롭다”는 심경을 전한 바 있다.
윤희씨는 전북대 수의학과에 재학 중이던 2006년 6월 5일 실종됐다. 당일 저녁 교수 및 학과 동료 40여명과 종강 모임을 한 뒤 다음 날 새벽 모임 장소에서 1.5㎞ 떨어진 원룸으로 귀가했으나 이후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실종 직후 경찰이 현장을 제대로 보존하지 않은 상태에서 윤희씨의 친구들이 원룸을 정리하는 것을 막지 않았고, 사건 발생 일주일 뒤 누군가 윤희씨의 컴퓨터에 접속한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접속 경위 등을 명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60대 막바지에 금지옥엽 막내딸을 잃어버린 아버지는 70~80대를 오롯이 딸을 찾는 시간으로 보냈다. 그는 딸이 어딘가에 살아있을 거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윤희씨의 행방을 찾지 못한 채 시간이 흘렀고, 가족과 A씨 등 주변인들도 장기간 고통을 겪고 있다.
한편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7만2446건의 성인 실종(만 18세 이상)이 접수됐다. 가출이 아닌 행적이 감쪽같이 사라진 장기 실종자, 심지어 사망한 채 발견되는 사례는 해마다 1500여명 가까이 나오는 것으로 확인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