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 집 얼마나 부자면…’ 母 “금고에 현금 2억. 별 차이 없어” 15년전 인터뷰 파묘

배우 하영[왼쪽. 본인 인스타그램]과 1918년 12월10일자 ‘매일신보’에 있는 안상호 가족 모습. [국립중앙도서관 자료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배우 하영의 증조부 안상호의 친일 행각이 논란이 되고 가운데, 하영의 모친인 이미숙(73) 전 코어메드 대표의 과거 인터뷰도 재조명되고 있다.

최근 온라인에서는 이 대표가 2011년 디지털타임스와 한 인터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이 대표는 인터뷰에서 “살다 보니 돈이 다는 아니더라. 예전엔 돈을 많이 벌고 싶은 유혹이 있었지만 이젠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 예로 “현금 1억 원을 금고에 오랫동안 넣어둔 적이 있다. 금고에 현금이 늘 있으니 괜히 배가 부르더라. 다음 번엔 2억 원을 넣어두었는데 그때부터는 차이가 별로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돈이라는 게 그렇게 많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약간 편안한 생활을 할 정도면 충분하다”며 “대박을 꿈꾸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안 한다. 코스닥 상장도 그리 고집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의 화려한 이력도 눈길을 끌고 있다. 1953년생인 그는 1975년 부산 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한 뒤, 노르웨이로 유학을 떠나 약 5년간 산업디자인을 공부했다고 한다. 귀국 후에는 국민대 등에서 15년 넘게 산업디자인 이론을 강의했고, 의료 전문지 편집장과 종합병원 행정원장 등을 거쳐 의료·IT 융합 기업 코어메드를 운영했다.

특히 1970년대는 정부의 해외 유학 제한과 외환 보유 상황, 높은 비용 등으로 장기간 해외 유학은 물론이고 해외 여행도 쉽지 않았던 시기라는 점에서 이 대표의 집안 배경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대표의 행적이 새삼 주목받는 것은 최근 딸 하영이 방송에서 증조부, 조부, 부친, 언니까지 ‘4대째 의사 집안’이라고 가족사를 공개하면서다.

하영의 증조부는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개업의인 안상호로 확인됐는데, 그의 친일 행적이 논란이 되고 있다. 안상호는 이완용, 민영기 등 대표적 친일파들이 가입한 친일 단체 대정친목회의 평의원이었으며, 독립운동가에게 습격당해 다친 이완용을 치료해주기도 했다. 또 안중근 의사가 처단한 이토 히로부미를 위한 추모준비위원회에 이름을 올린 사실도 확인됐다. 안상호는 ‘매인신보’ 인터뷰에서는 옷과 음식을 일본식으로 하고 있으며, 집에서 일본말만 써 자녀들이 조선어를 모르고, 조선인들과는 상종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하영의 조부인 안부호도 1949~1953년 국립소록도병원에서 근무했다는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다. 전남 고흥 소록도는 정부가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 격리한 곳으로, 안부호가 근무한 시기에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단종수술, 낙태 등 인권침해가 자행되던 때였다. 다만 그가 해당 행위에 직접 관여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하영은 12일 SNS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그동안 저는 가족을 통해 전해 들은 이야기로 증조부의 삶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이번 일을 계기로 관련 자료를 직접 찾아보는 과정에서 증조부의 친일적 행적을 알게 됐다”라며 “일제 강점기라는 뼈아픈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가족사를 가볍게 언급했던 것을 반성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이 그 역사를 외면하거나 가볍게 여길 이유가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 과오를 무겁게 받아들이며 후손으로서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라며 “가족의 역사와 그 시대를 제대로 들여다보고, 앞으로 역사를 대하는 데에 있어 더욱 신중한 태도를 갖도록 하겠다. 또 우리의 역사를 깊이 있게 공부해 나가며 독립유공자분들과 우리나라의 광복과 안녕에 힘써 주신 모든 분을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기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