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그린벨트 활용 공급 반대, 사전 협의없어 유감” [부동산360]

서울시, 주택공급 대책 관련 브리핑
조합원 지위양도·민간 용적률·임대비율 완화 요청
“이주비 대출 개선은 긍정적, 정비사업 일부 숨통”
“주거안정 위해 8·3 세제개편안 재검토 필요”


13일 오후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이 정부가 발표한 공급대책 이후 브리핑을 통해 서울시 입장을 발표했다. 윤성현 기자


[헤럴드경제=서정은·윤성현 기자] 서울시는 13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 공급대책에 대해 “정비사업에 일정 부분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번 대책이 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 없이 마련된 데 대해서는 유감을 표했다. 특히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추가 해제 등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향후 정부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노준 서울시 주택실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8·13 주택공급 대책과 관련해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정비사업 관련 제도 개선 사항이 일부 반영됐지만, 일부 규제 완화만으로는 정비사업 현장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어렵다”며 “사업성과 거래 여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규제에 대한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 발표에는 ▷재개발 조합설립 동의율 70%로 완화 ▷이주비 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 산정방식 개선 ▷시공사 선정 시 수의계약 조건 완화 ▷공원·녹지 의무확보 기준 일부 완화 등이 포함됐다. ▷ 공공기여 임대주택 인수가격 현실화 ▷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지원 확대 등도 정비사업 진행 부담을 덜어줄 요인으로 평가했다. 다만 조합원 지위양도 제한 완화, 민간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 재개발 임대주택 의무비율 조정 등이 제외된 상태다.

명 실장은 “이주비 산정 기준을 종전자산평가액에서 종후자산평가액으로 변경하면 실질적으로 LTV가 70% 수준까지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일정 부분 자금 조달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주택가격에 따라 2억~6억원으로 제한되는 주택담보대출 한도와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사업장의 자금 조달 부담을 완전히 해소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비 대출을 가계대출이 아닌 정비사업의 ‘사업비’로 인정해 별도의 대출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필요한 이주비를 충분히 조달할 수 있다”며 “추가 이주비의 경우 주택금융공사(HF)가 별도 보증·대출 한도를 어떻게 설정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업 추진방식과 대상지를 놓고는 정부와 평행선을 재확인했다. 특히 공공택지 조성이나 도심 공급사업은 도시계획, 기반시설, 지역 수용성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돼야 실제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활용과 관련해 세부 내용이 아직 공유되지 않은 만큼 후속 협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명 실장은 이에 “향후 추진 과정에서 서울의 도시계획과 주거여건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공급대책 발표 후 브리핑에서 “그린벨트를 잘 보존해야 하지만 저희가 집을 짓겠다고 하는 곳은 3·4등급”이라며 “이미 상당히 훼손된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으로 주택 공급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의 모습. [헤럴드경제DB]


정부가 추가 공급 방안으로 제시한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도 아직 서울시와 최종 합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명 실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규모와 관련해 “당초에는 서울시와 6000가구로 협의했고 최근 정부 대책에서는 1만가구가 언급됐다”며 “현재 그 사이에서 계속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2028년 착공 방침을 밝힌 데 대해서는 공급 가구 수가 먼저 확정돼야 기반시설 규모와 주택 비율 등 세부 계획을 정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기존 토지 매각 방식에는 현재까지 변경된 내용이 없다고 설명했다.

용산공원 부지를 활용한 추가 주택 공급에는 사실상 반대 입장도 재확인했다. 명 실장은 “현행 용산공원특별법상 공원 부지를 주택 개발에 활용할 수 없기 때문에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서울시 입장에서는 녹지를 훼손하면서까지 주택을 공급해야 하느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사업방식에 따라 국가가 인허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도시개발사업인지 공공주택사업인지에 따라 국토부가 직접 인허가권을 가질 수도 있고, 그렇게 되면 서울시는 협의기관의 위치에 제한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후보지로는 서울에서 44곳가량이 정부에 제출된 것으로 파악됐다. 명 실장은 “주택 공급을 늘린다는 방향 아래 서울시는 적극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어느 지역을 실제 사업 대상으로 정할지는 정부 소관이며 현재 SH공사와 관계부처가 실무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신규 공공택지로 지정한 강서구 염창근린공원 일대에 대해서는 “사유지가 포함돼 있지만 해당 부지는 실무적으로 협의가 이뤄진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태릉CC 공급계획과 관련해서는 교통과 기반시설 문제 등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명 실장은 “과거 6800가구 공급계획이 발표됐지만 문화재와 교통, 기반시설 문제 등으로 사업이 지연돼 왔다”며 “지역 주민들이 요구해 온 기반시설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만큼 향후 절차에서 충분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명 실장은 “전월세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비교적 단기간에 비아파트 공급을 늘릴 수 있는 주체가 민간 임대사업자”라며 “이번 대책만으로 그동안의 민간 임대 규제를 모두 철회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임대주택 인수가격을 표준건축비에서 기본형건축비 수준으로 높인 조치가 2028년 착공분까지 한시 적용되는 데 대해서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연장돼야 공급이 원활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는 그러면서도 세 부담 강화, 실거주 요건이 유지될 경우 민간임대주택 공급과 전·월세시장 안정 효과는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8월 3일 발표된 세제개편안을 포함한 관련 제도를 시장 안정과 주거이동 측면에서 종합적으로 재검토해 달라“고 했다.

한편 서울시는 2031년까지 최대 31만호를 착공한다는 기존 계획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주택 멸실을 제외하더라도 약 8만7000호가 순증할 것이라는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정부가 2030년까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23만4000호 착공을 지원하겠다고 밝힌만큼 현재 추진 중인 31만호가 차질 없이 착공될 수 있도록 추가적인 규제개선과 금융지원을 요청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