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 60억달러에 이스라엘 AI 스타트업 품나…IPO 앞두고 ‘컴퓨팅 전쟁’

데카르트AI 인수 논의…5월 기업가치 40억달러 평가
인수가 최대 60억달러 거론…성사 땐 몸값 50% 웃돈
AI칩 구동 최적화 기술 보유…엔비디아도 투자
로이터 “IPO 앞두고 컴퓨팅 파워 공격적 확장”
26일(현지시간) 미국 앤트로픽.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인공지능(AI) 모델 ‘클로드’를 개발한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이스라엘 AI 스타트업 데카르트AI를 최대 60억달러(약 8조4900억원)에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불과 석 달 전 4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회사를 50%의 웃돈을 주고 사들이는 셈이다. AI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컴퓨팅 파워와 모델 성능을 동시에 강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데카르트AI 인수를 위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인수 규모가 최대 60억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현재 논의는 초기 단계로 최종 거래 조건은 달라질 수 있다. 인수가 성사되면 데카르트AI의 인력은 앤트로픽의 추론 및 성능 조직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다.

데카르트AI는 AI 모델 자체뿐 아니라 이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이다. 특히 AI 칩의 연산 효율을 높이는 최적화 소프트웨어 스택 ‘DOS’를 개발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모델 학습과 추론에 필요한 컴퓨팅 비용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같은 반도체를 사용하면서도 연산 효율을 높이는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앤트로픽이 데카르트AI에 눈독을 들이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는 분석이다.

영상 생성과 ‘월드 모델’ 기술도 강점이다. 데카르트AI가 개발한 ‘루시(Lucy)’는 실시간으로 라이브 동영상을 편집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또 다른 모델인 ‘오아시스(Oasis)’는 로봇과 자율주행 시스템을 훈련·시험할 수 있는 가상 환경을 생성한다. AI가 현실 세계의 물리적 환경을 이해하고 예측하도록 하는 월드 모델은 향후 로봇과 자율주행, 피지컬 AI 경쟁의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데카르트AI의 기술력에는 이미 글로벌 투자자들이 베팅하고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래디컬벤처스가 주도한 투자 라운드에서 3억달러를 조달하면서 기업가치 4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당시 엔비디아도 신규 투자자로 참여했다.

앤트로픽이 실제 60억달러에 회사를 인수할 경우 불과 석 달 만에 직전 투자 당시 기업가치보다 20억달러 높은 가격을 지불하는 셈이다.

이번 인수 검토는 앤트로픽이 IPO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AI 인프라 확충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

챗봇을 비롯한 생성형 AI 서비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AI 기업들은 막대한 컴퓨팅 자원을 확보하는 데 경쟁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모델 성능이 높아질수록 학습뿐 아니라 사용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추론 과정에서도 더 많은 연산 능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역시 클로드 사용량 증가에 대응해 컴퓨팅 파워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서비스 용량 제약을 해소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데카르트AI의 칩 최적화 기술을 확보하면 기존 컴퓨팅 인프라를 보다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로이터는 이번 인수 논의가 앤트로픽의 대규모 IPO 준비와 맞물려 있다며 컴퓨팅 파워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서비스 용량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