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실 상가·지식산업센터도 주택으로…AI 시대 맞춰 용도지역 체계 확 바꾼다[부동산360]

정부 ‘주택 신속공급 방안’서 도시건축규제 철학 전환 시사
“경직된 용도지역 체계 벗어나 복합용도로 활용할 수 있게”



[헤럴드경제=소민호 기자] “직주 분리의 시대에서 직주 통합의 시대로 전환.”

정부가 13일 발표한 ‘전월세 및 매매시장 안정을 위한 주택 신속공급 방안’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도시건축규제에 대한 철학의 전환이다. 인공지능(AI) 시대이자 재택근무 급증 시기를 맞아 전통적인 방식의 경직된 용도지역 체계를 보다 탄력적으로 조정해 나가겠다는 것이 골자다.

주거지역과 공업지역을 엄격하게 분리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도심 내에서 복합용도 건축물을 확대해 상업지역이 상업과 주거 복합용도로 활용될 수 있게 하자는 구상으로 풀어볼 수 있다.

정부는 도시의 토지를 합리적으로 이용하도록 도시지역을 주거와 상업, 공업, 녹지지역 등으로 대분류하고, 주거지역은 제1종 전용부터 준주거까지 6개로 세분류하는 등 용도지역을 구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건축물의 용도와 건폐율, 용적률, 높이 등을 제한한다. 하지만 이런 구분이 획일적이어서 도시의 건축물이 시대에 걸맞게 효율적으로 활용되지 못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장우철 국토교통부 주택정책관은 “지금의 도시건축규제가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져 있다”면서 “AI 시대에 접어들었고 산업과 근무형태의 변화에 따라 주거와 일자리 공간을 엄밀하게 분리할 필요성이 많이 없어졌다”고 말했다. “일자리가 공장에서 만들어졌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오피스 빌딩에서 만들어지고 있기 때문에 경직적 도시건축 규제로는 현실에 탄력적인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했다.

상가 등 건축물이 일시적으로 과잉 공급되고 경직된 입지와 건축기준으로 인해 지식산업센터나 생활형숙박시설을 오피스텔 등으로 전환하기 어려운 점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도 지목된다.

사실 이커머스 시대를 맞아 일정 비율 상가를 짓도록 하는 규제는 텅 빈 공실 상가를 양산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장 정책관은 “서울 송파의 상가 공실률이 16.6%에 달하는데 신도시에서는 주상복합 등을 지었을 때 상가 분양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는 사업자들도 있다”면서 “세종은 심지어 ‘상가 공실 박람회’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라고 지적했다.


국토부는 시대에 맞지 않은 규제가 현실을 왜곡하며 각종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기에, 기존 완공된 건축물 외에 건물 신축 단계부터 복합용도로 건축물이 활용될 수 있도록 전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관련 특별법을 제정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하기로 했다.

신축 건물의 경우 역세권 등을 ‘복합용도건축구역’으로 지정, 장래에 용도 변경이 쉽게 건축하는 경우 규제를 완화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겠다는 것이다. 또 이미 지어진 건축물은 건축과 주차장 기준 등을 건축위 심의를 통해 탄력적으로 적용하고 인허가는 경관, 교육, 교통 등 공동위 통합심의로 간소화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차제에 용도지역 체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산업구조 고도화와 재택근무 등 생활패턴 변화에 따른 다양한 공간 수요에 탄력적 대응이 곤란하다는 진단이 내려져서다. AI 혁명 등 시대 여건을 반영해 용도지역제 개편을 검토하되 지가급등이나 난개발 같은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는 방안까지 포함해 종합 검토하기로 했다.